[이유리의 미국투자이민 키워드] 지난 5월 21일, 미국 이민국(USCIS)은 정책 메모 PM-602-0199를 발표하며 미국 내 신분 조정(Adjustment of Status, AOS) 심사 방향의 변화를 예고했다. 이번 정책 메모의 핵심은 신분 조정이 법률상 자격을 갖춘 신청자에게 자동으로 부여되는 절차가 아니라, 정부가 부여하는 ‘행정적 은혜(administrative grace)’이자 ‘예외적 구제수단(extraordinary relief)’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한 데 있다. 다시 말해 영주권 신청 자격을 충족했다고 해서 반드시 승인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최종 결정 과정에서 심사관의 재량(discretion)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물론 이번 메모가 이민법 자체를 개정한 것은 아니다. 미국 이민 및 국적법(INA) 제245(a)조에 규정된 신분 조정 자격 요건 역시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실무적인 측면에서는 USCIS 심사관들이 재량권을 보다 적극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정책 변화로 평가된다.
미국 EB-5 투자자들은 일반적인 이민 신청자들과는 다소 다른 법적 구조 아래에서 신분 조정을 진행해 왔다. 투자이민 신청자들은 INA §245(n), §245(k) 등 특별 규정을 활용해 미국 내에서 합법적으로 신분 조정을 신청할 수 있으며, 이는 미국 경제 활성화와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해 의회가 마련한 제도적 장치에 기반하고 있다.
특히 2022년 제정된 EB-5 개혁 및 청렴법(RIA, EB-5 Reform and Integrity Act)은 동시 접수(Concurrent Filing) 제도를 도입해 투자자가 I-526E와 I-485를 함께 제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를 통해 투자자는 미국 내에서 합법적인 체류 신분을 유지하면서 취업 허가(EAD)와 여행허가(AP)를 신청할 수 있게 되었고, EB-5 제도의 활용도 역시 크게 높아졌다. 다만 이번 정책 메모가 향후 이러한 제도의 운영과 심사 실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EB-5 투자자들은 어느 정도 영향을 받게 될까. 다수의 이민법 전문가들은 투자이민 신청자들이 다른 비이민 비자 소지자들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한다. EB-5는 본질적으로 영주권 취득을 전제로 설계된 이민 카테고리이며, 미국 경제에 대한 투자와 고용 창출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함께 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 수 있다.
• 과거 신분 위반 기록이 있는 경우
• 장기간 무단 취업 이력이 있는 경우
• 입국 당시 비이민 의도와 관련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경우
• 형사 기록 또는 기타 부정적 요소가 존재하는 경우
• 영주권 승인에 도움이 되는 긍정적 형평성(Positive Equities)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
이번 정책 메모는 ‘부정적인 요소가 없다’라는 사실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심사관이 신청자의 긍정적 요소를 별도로 평가하고, 이를 재량 판단에 반영할 가능성을 보다 명확하게 드러낸 것이다. 이는 미국 내 신분 조정 절차를 바라보는 USCIS의 시각이 이전보다 엄격하고 재량 중심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도 해석할 수 있다.
특히 현재 I-485가 계류 중인 투자자나 향후 동시 접수를 고려하고 있는 신청자라면 법적 자격 요건 충족 여부만 확인하는 데 그치지 말고, 자신의 체류 이력과 신분 유지 기록, 미국 내 투자 활동과 경제적 기여도, 가족관계 및 지역사회 활동 등 긍정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점검해 둘 필요가 있다. 앞으로의 신분 조정 심사에서는 이러한 요소들이 승인 과정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리 객원칼럼니스트(국민이주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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