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이 방송 화면을 벗어나 고객을 오프라인 공간으로 불러 상품을 직접 만지고 맡고 맛보게 하고 있다. 기존 방식으로 차별화가 어려워지자 리빙·뷰티·식품 등 프리미엄·라이프스타일 상품을 앞세워 ‘경험 소비’로 무게중심을 옮기려는 시도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4~25일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 호텔 '노스탤지어 블루재'에서 40명 규모 고객 초청 행사 '유유자적 희희낙락'을 열었다. 상반기 쇼핑 행사 '롯쇼페'와 연계한 이번 행사는 향·미식·뷰티를 주제로 한 원데이 클래스와 팝업 전시를 결합한 형태다. TV 밖으로 나온 홈쇼핑을 한옥 공간 안에 옮겨 놓은 셈이다.
홈쇼핑을 약점을 뒤집은 기획 의도가 돋보였다. 고객들은 침구를 손으로 눌러 촉감을 확인하고, 제품의 향을 직접 맡고 식품을 먹어본 뒤 평가를 남겼다. 방송에서는 전달하기 어려운 향, 촉감, 맛을 오프라인 체험으로 '보완'한 것이다. 40대 고객 설은실 씨는 "TV 화면으로만 볼 때와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며 "방송만 봤을 때는 사지 않았던 제품도 직접 보니 구매 욕구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 대한 고객 반응은 회사 측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다. 행사를 기획한 롯데홈쇼핑 안유미 책임은 "처음이라 신청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워 신청자를 100명 정도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5000명이 몰렸다"고 말했다. 단순 체험 행사치고는 이례적 반응이다. TV홈쇼핑 핵심 고객층인 50~60대가 여전히 오프라인 체험과 셀럽 기반 프로그램에 강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이번 행사의 목적은 단기 매출보다 고객 반응 수집에 더 크다. 안 책임은 "후기나 바이럴도 생각하지만, 그것보다 고객의 생생한 피드백을 듣는 게 목적"이라며 "출시 예정 상품의 맛이나 사용감에 어떤 보완이 필요한지 듣는 게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행사장 곳곳에 QR코드를 배치해 온라인 구매로 연결하기도 했지만 핵심은 '고객이 무엇을 불편해하고 무엇에 반응하느냐'를 확인하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TV홈쇼핑은 본질적으로 비대면 채널이다. 쇼호스트의 화법과 가격 메리트로 구매를 설득할 수는 있지만 향이나 식감, 사용감처럼 직접 경험이 필요한 상품은 화면만으로 한계가 뚜렷하다. 특히 최근 홈쇼핑업계가 저가 생필품보다 프리미엄 리빙, 뷰티, 건강식품 비중을 높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프라인 체험은 선택이 아니라 판매 효율을 높이기 위한 보완 수단에 가깝다.
참가자 반응도 이와 궤를 같이 했다. 설 씨는 "최유라 쇼를 거의 10년 가까이 보며 구매해 왔다"며 "가구·가전 등을 홈쇼핑으로 사면서 제품 보는 눈도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함께 행사장을 찾은 다른 참가자 역시 "평소 홈쇼핑을 잘 안 봤는데 직접 테스트해보니 생각이 달라졌다"며 "온라인에서 화면만 보고 사는 것보다 실제 체험이 구매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했다.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더 높이는 동시에 비이용자 인식까지 바꾸는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장소 선정에도 프리미엄 전략이 반영됐다. 롯데홈쇼핑은 북촌의 100년 넘은 한옥 공간을 택해 프라이빗한 라이프스타일 쇼룸을 구현했다. 안 책임은 "방송 화면에서만 봤던 제품을 고객이 직접 체험하고 감성적인 부분까지 느끼게 하자는 취지에서 쇼룸형 공간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홈쇼핑이 기존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제안'으로 경쟁 축을 옮기고 있다는 얘기다.
롯데홈쇼핑은 오픈형 쇼룸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안 책임은 "지금은 소규모 초청 형태지만, 지나가던 고객이 들어와 체험할 수 있는 오픈형 쇼룸을 만들고 싶다"며 "성수동 팝업처럼 누구나 드나들며 반응을 남기는 공간이 더 현실적인 피드백 창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 TV로는 부족하다"는 뼈아픈 현실이 홈쇼핑 업계에 남긴 변화의 단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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