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롤드컵’ 결승에서 중국의 빌리빌리 게이밍을 물리치고 통산 다섯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린 T1 선수들.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T1이 통산 다섯 번째 ‘롤드컵’ 우승을 품었다. 팀의 전신인 SK텔레콤 T1이 처음 우승했던 2013년부터 함께해온 ‘페이커’ 이상혁도 같은 기록을 쓰며 ‘살아있는 전설’이 됐다.
T1은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동남부에 위치한 O2 아레나에서 열린 ‘2024 리그오브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에서 중국(LPL)의 빌리빌리 게이밍을 세트 스코어 3 대 2로 꺾고 ‘소환사의 컵’을 들어올렸다.
●MVP는 ‘페이커’
디펜딩 챔프 T1은 LPL 1번 시드 빌리빌리 게이밍을 상대로 물고 물리는 접전을 펼쳤다. 특히 대부분의 경기를 불리하게 시작했지만, 이를 이겨내고 대역전극을 만들어 보는 재미를 더했다.
T1은 현재 주전 라인업을 완성한 뒤 2022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롤드컵 결승에 올랐다. 2022년 DRX에 패하면서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또 올해 우승으로 2015년과 2016년 롤드컵 사상 최초 연속 우승을 달성한 데 이어, 또 한 번의 연속 우승을 이뤄낸 세계 최초의 팀으로 이름을 올렸다.
T1은 롤드컵 5전제 승부에서 LPL 팀을 만날 때마다 승리를 따낸 기분 좋은 기록도 이어가게 됐다. SK텔레콤 T1 시절 처음 출전한 롤드컵에서 로얄 클럽을 상대하며 LPL 팀과의 첫 5전제를 치른 T1은 이번 결승까지 5전제 경기에서 중국 팀에 10연승을 이어갔다.
T1과 함께 대기록을 쌓아온 팀의 간판 이상혁도 통산 5번째 롤드컵 우승을 달성했다. 특히 4세트와 5세트에서 베테랑다운 면모를 과시해 결승 MVP로도 선정됐다. 이상혁은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은 수명이 길지 않은 직업이다. 매 순간 감사하면서 하려고 한다”면서 “팬들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어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만4500명 팬 열광
‘롤드컵’ 결승을 보기 위해 O2 아레나를 가득 채운 e스포츠 팬들.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롤드컵은 LoL e스포츠의 최상위 대회인만큼 매년 경기 관람 티켓이 조기 매진되고, 암표 판매까지 이뤄질 정도로 인기가 많다. 이날 경기장에도 1만4500명의 전세계 팬들이 운집했다. U2나 비욘세, 방탄소년단 등 아티스트 공연이나 프로 농구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펼쳐졌던 O2 아레나는 e스포츠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찼다. 애니메이션 ‘아케인 시즌2’ 사운드트랙 수록곡을 부른 아시니코의 공연으로 시작된 개막식에 팬들은 열광했다. 이어 린킨 파크가 롤드컵 주제곡 ‘헤비 이즈 더 크라운’을 부르고, 양 팀 선수들이 등장하면서 경기장의 열기는 더욱 고조됐다. 함성은 T1 선수들이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그 순간까지 계속됐다.
프랑스 보르도에서 온 네이땅 가레이트(21)는 “하루 전 런던에 도착했으며 2020년부터 LoL을 시작해 페이커 선수와 T1을 응원하고 있다”며 “LCK 경기도 되도록 빼놓지 않고 보고 있다. 세계 최고의 리그라고 생각한다. 이들을 실제로 볼 수 있게 돼 매우 기쁘고 흥분된다” 고 말했다.
영국 플리머스 출신 킴 소머스(29)는 “2013년부터 게임과 LoL e스포츠를 즐겨왔고, 개인적으로 프나틱 팬이지만 런던에서 롤드컵 결승이 열리는 것을 놓칠 순 없었다”면서 “6시간 대기 끝에 운좋게 티켓을 구매할 수 있었고, 수준 높은 경기를 볼 수 있어 매우 흥분된다. 페이커 선수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런던(영국)|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