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E’의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했다. 예정보다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지난달 조기에 샘플을 공급한 삼성전자에 이어 한국 메모리업계가 개발 시간표를 앞당기며 순항 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의 HBM4E. SK하이닉스 제공
18일 SK하이닉스는 “HBM4E 12단 샘플을 고객들에게 선보였다”고 밝혔다. 앞서 SK하이닉스는 1분기(1∼3월) 실적 발표를 통해 “하반기(7~12월) (HBM4E) 샘플 공급에 나설 계획”이라며 “내년(2027년) 양산을 목표로 순조롭게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계획보다 샘플 공급 시점을 앞당긴 것이다. 삼성전자 역시 3분기(7~9월)로 예고했던 샘플 공급을 앞당겨 지난달 말 고객사에 HBM4E 샘플을 전달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HBM4E가 직전 세대인 HBM4보다 성능과 전력 효율을 모두 한 단계 끌어올린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핀당 최대 16Gbps(초당 기가비트)로 끌어올렸고, 에너지 효율 또한 20% 이상 개선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HBM4E의 ‘코어 다이(D램을 여러겹 쌓아 만드는 데이터 저장소)’에 10nm(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급 6세대 미세공정(1c)을 적용해 성능을 끌어올렸다. 1c는 상용화된 D램 공정 가운데 가장 앞선 공정이다. SK하이닉스는 HBM4에 한 단계 구형 공정인 ‘1b’를 적용했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네덜란드 ASML로부터 미세 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대규모 도입하기로 결정하는 등 선단 공정 중심으로 생산 체계를 전환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HBM4E. SK하이닉스 제공
특히 SK하이닉스는 HBM4E에 ‘어드밴스드 MR-MUF’ 공정을 적용해 경쟁사 제품과 차별화했다. 이 공정은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에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는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주입한 뒤 굳히는 공정이다. 이를 통해 12단 제품 기준 48GB 용량을 구현하면서도 HBM4 대비 발열을 낮췄다.
SK하이닉스는 HBM3부터 HBM3E, HBM4로 이어지는 양산·공급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 요구에 최적화된 메모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 사장(CDO)은 “파트너들과 협력을 바탕으로 시장이 요구하는 가치를 선제적으로 구현해,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서의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