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 개의 지능과 미덕…단어 천재견의 놀라운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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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 개의 지능과 미덕…단어 천재견의 놀라운 능력

이경혜(프리랜서, 외부기고자)

입력 : 2026.05.18 17:04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반려견 수리에게 하는 말이 있다. “수리의 달란트는 미모에 몰빵이 되어서 뇌로는 1도 가지 않았네.” 당최 학습이 안 돼 답답할 때 나오는 하소연이다. 똑똑함과는 거리가 먼 수리지만, 미모 몰빵은 진짜다.

엿듣기만으로도 단어 학습 가능해

(사진 프리픽Designed by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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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와 오스트리아 연구팀이 개 10마리를 대상으로 언어 학습 능력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에 참가한 개들은 평소 단어 학습에 두각을 나타내 일명 ‘재능 있는 단어 학습견(GWL: Gifted Word Learner)’으로 분류된, 조금은 특별한 개들이었다.

연구진이 궁금해한 것은, 이 정도 능력을 가진 개라면 대화를 엿듣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단어를 학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은 새 장난감 두 개를 준비하고 3단계 실험을 설계했다.

1단계에서는 반려인이 개에게 말을 걸고 새 장난감들을 보여주며 이름을 반복해서 말했다. 2단계에서는 개에게 말을 걸지 않은 채 반려인이 다른 사람과 새 장난감에 관해 이야기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했다. 가령 “이건 ‘가오리’야. 가오리 줄까?” 하며 장난감 이름을 언급하는 식. 마지막 3단계에서는 새 장난감을 여러 장난감과 섞어 다른 방에 두고 반려견에게 “가오리 가져올래?”라며 이름을 말했다. 그 결과 10마리 중 7마리가 지적한 새 장난감을 가지고 왔다. 이는 83%의 성공률로, 직접 장난감을 보여주며 학습했을 때의 성공률인 92%보다 낮지만 기대 이상의 정확도를 보인 셈이다. 연구진은 재능 있는 단어 학습견은 엿듣기로도 단어 학습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장난감이 눈앞에 없어도 개가 이름을 학습하는지 실험했다. 새 장난감을 통에 넣고 통만 보여주며 장난감 이름을 반복해 들려주었더니, 80%의 성공률로 새 장난감을 구별했다고.

장난감 이름 1,022개 외우는 개도 있어

(사진 프리픽Designed by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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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연구는 지능이 매우 높은 소수 개들에 한정된 이야기다. 일반적인 개의 평균 언어 능력은 약 89개 단어를 이해하는 수준이다. 좀 똑똑하다 싶으면 200개가 넘는다. ‘체이서’라는 이름의 보더콜리는 장난감 1,022개 이름을 학습해 세계에서 단어를 가장 많이 아는 개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하지만 대개의 반려견은 반려인과의 상호작용이나 집중적인 훈련을 통해 단어를 익히고 지시를 이해한다. 그게 89개이고, 평균이라는 이야기다.

다만 89개는커녕 ‘밥, 산책, 간식, 앉아, 기다려, 이쪽, 저쪽’ 정도가 아는 단어의 전부인 우리 개 수리는 타고난 머리도 없는 데다 반려인이 인내력과 도전정신도 없다. 그저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고 잘 싸는 데만 천재다. “건강만 해 다오”라는 말도 100% 진심이지만, 그래도 열을 배우면 하나 정도를 건지는 수리를 바라는 건 역시 부질없는 욕심이겠지.

[ 이경혜(프리랜서) 사진 프리픽]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30호(26.05.1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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