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수는 14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드림투어 7차전 결승전에서 김대진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사진제공 ㅣ PBA
배구선수로 못다 이룬 꿈, 프로당구서 한을 푼다.
‘배구선수 출신’ 프로당구 선수 오정수(45)가 프로당구 PBA 드림투어(2부)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505명의 선수가 참가한 경기에서 최후의 승자는 오정수였다.
오정수는 14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드림투어 7차전 결승전에서 김대진을 세트 스코어 3-2(10-15 15-3 15-13 7-15 11-10)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정규 투어 마지막 대회에서 정상을 오른 오정수는 상금 1000만 원과 랭킹포인트 1만 점을 추가했다. 종전 랭킹 47위에서 5위로 수직 상승, 차기 시즌 1부 투어 승격을 사실상 확정했다. 아울러 상위 64명만 출전하는 ‘드림투어 파이널’ 출전권도 손에 넣었다.
2부리그인 드림투어의 우승이지만 오정수의 색다른 이력이 관심을 끌고 있다.
오정수는 지난 2023~2024시즌 챌린지투어(3부)로 프로에 데뷔했다. 큐를 잡기 이전에는 20년간 엘리트 배구 선수로 활동했다. 조선대를 졸업하고 서울시청에서 2년간 활약했다. 포지션은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공격수 블로킹 수비 등 다양하게 소화해야 하는 포지션 특성 때문에 키와 강철 체력이 필수다.
오정수는 배구선수로는 그리 크지 않은 신장(186cm)에도 민첩성과 점프력, 수준급 수비력을 인정받아 주전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실업 무대에 뛰어든 지 채 3년도 채 되지 않아 무릎과 허리 부상으로 선수의 길을 포기했다. 2년간 모교에서 감독으로 지도자 길을 걸었다.
그러다가 2012년 제주로 귀향하면서 취미로 여긴 당구에 집중했다. 배구 선수 때부터 인연을 이어온 20년 지기 김현석(PBA 1부·해설위원)에게 정식으로 당구를 배웠다.
오정수는 “어떤 일이든 도전하는 걸 좋아한다. 취미로만 삼은 당구였지만 선수의 길을 걷게 해 준 김현석 형 덕분”이라며 “배구와 당구 모두 어렵지만 그만의 묘미가 있다. 배구 선수 때 경기에 임하는 자세나 정신적인 부분이 많이 도움 됐다”고 고마워했다. 이어 “다음 시즌 1부에서 쟁쟁한 선수와 만나게 될 텐데,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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