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북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에서 서로 점유율 1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OLED TV 맹주를 자처하는 LG전자와 최근 OLED TV 시장 공략에 나선 삼성전자의 자존심 싸움이 확전하는 모습이다.
LG전자 미국법인은 10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북미 OLED TV 시장에서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LG전자는 소비자에게 판매한 물량을 뜻하는 ‘셀아웃’ 기준 점유율 51%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압도적인 화질과 차별화된 인공지능(AI) 기능, 무선 오디오·비디오(AV) 전송 솔루션 등 독보적인 기술력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의 OLED TV가 97·83·77·65·55·48·42인치 등 업계 최다 라인업을 갖춘 것도 1위 비결로 꼽힌다. LG ‘올레드TV’는 미국 유력 소비자 매체인 컨슈머리포트에서 최고점을 받기도 했다.
일각에선 LG전자의 이날 발표에 대해 “삼성전자가 12년 만에 처음으로 북미 OLED TV 1위에 올랐다”는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지난달 조사 결과를 반박하는 성격이라는 분석도 있다.
옴디아의 조사는 TV 제조사가 유통 업체에 넘긴 ‘셀인’ 물량이 기준이다. 올해 1분기 북미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셀인 기준 점유율은 45.2%로, LG전자를 3%포인트 앞섰다. 삼성전자가 북미 OLED TV 1위에 오른 건 점유율 조사가 시작된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두 회사의 OLED TV 자존심 싸움은 ‘안방’인 한국에서 먼저 발화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이 지난 4월 개최한 TV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77인치 이상 대형 OLED TV 시장 점유율이 절반을 넘었다”고 말했는데, LG전자는 “LG베스트샵 TV 판매 실적과 구독을 통한 판매량이 점유율 집계에 정확하게 반영되지 않았다”고 즉각 반박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