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 26] “‘스킵’을 눌러도 이야기가 닿게”…마비노기 모바일의 내러티브 설계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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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캣 김혜진·조설빈 팀장의 ‘숏폼 시대의 마비노기 모바일 메인 퀘스트 제작기’

김혜진 데브캣 마비노기 모바일 내러티브제작팀 팀장(좌)과 조설빈 스토리팀 팀장[사진=NDC 강연 라이브 갈무리]

김혜진 데브캣 마비노기 모바일 내러티브제작팀 팀장(좌)과 조설빈 스토리팀 팀장[사진=NDC 강연 라이브 갈무리]

김혜진 데브캣 마비노기 모바일 내러티브제작팀 팀장과 조설빈 스토리팀 팀장은 17일 ‘숏폼 시대의 마비노기 모바일 메인 퀘스트 제작기’ 강연을 통해 짧은 순간에도 이용자들이 이야기에 집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게임을 설계하는 과정을 소개했다. 이들은 캐릭터 간의 대사나 연출 장면을 건너뛰는 ‘스킵’ 버튼을 눌러도 이용자가 조금이나마 이야기의 흐름을 파악하고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한 다양한 사례를 공유했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 시장은 콘텐츠를 더 빠르게 더 짧게 소비하고 있다. 높은 접근성을 지닌 모바일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어디서나 게임을 할 수 있고 부담 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지만 경쟁 콘텐츠도 많고 이용자의 이탈도 쉽다. 이에 그 속의 이야기는 스치듯 지나가는 경우도 많다.

이에 마비노기 모바일 개발자들은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이야기를 경험하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쉽게 읽히지만 내용은 풍부하고 내용 자체가 플레이가 돼 읽히기를 기다리는 이야기가 아닌 경험 속에 녹아들도록 노력했다는 설명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마비노기 모바일의 스토리 설계의 첫 목표는 ‘마비노기 세계관의 큰 틀은 유지하되 모바일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보여주자’였다. 설명할 시간이 부족한 숏폼 시대에 익숙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빠르게 몰입하게 하고 흥미를 더할 새로움을 구현하고자 했다.

여기서 개발팀은 새로움을 구현하기 위해 인물의 새로운 역할과 관계를 만드는 방향으로 접근했다.

예를 들어 기존 ‘마비노기’에서는 신체적 한계로 인해 수동적 조력자에 머물렀던 ‘타르라크’를 모바일에서는 ‘마비노기 영웅전’의 인물 ‘티이’의 도움으로 한계를 극복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으로 표현했다.

또 오마주를 통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마비노기’, ‘듀얼’, ‘허스키 익스프레스’, ‘마비노기 영웅전’ 등의 기존작에서 볼 수 있었던 장면이나 설정, 아이템을 재창조해 녹여냈다.

이야기의 전달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도 있었다. 모바일 플랫폼의 작은 화면을 고려해 긴 설명 대신 최대한 글자 수와 정보량을 조정했고 주제에 대한 명확성을 높이는 작업도 병행했다. 평균 18자로 작성된 말풍선 대사, 하나의 주제와 목표가 완결되도록 구성해 핵심 키워드를 파악할 수 있는 문장, 이미 아는 내용은 생략하고 선택지를 제공해 이야기에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도 주는 버튼 텍스트, 직관적인 파악을 돕는 이미지 활용 등의 시각 정보 제공 등이다.

또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방향을 목표로 삼은 ‘마비노기 모바일’의 특징에 맞춰 최대한 고유 명사나 복잡한 설명이 필요한 설정도 줄였다. 마비노기 IP의 모티브인 켈트 신화나 판타지 세계관에서 흔히 쓰는 고유 명사를 배제하고 이용자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대체했다.

이 같은 기본 규칙을 바탕으로 실제 스토리를 제작한 과정도 3장 팔라딘 챕터의 사례를 통해 소개하기도 했다. 팔라딘 챕터는 마비노기 세계관의 핵심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은 물론 원작과는 또 다른 모바일만의 이야기도 필요했다. 다만 모바일 환경에서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는 것은 무리가 있었고 이에 이용자가 팔라딘으로 각성하는 경험을 중심으로 삼아 이외의 요소는 최대한 줄였다. 가령 기존 스토리 초반부에서 세세하게 다뤄졌던 정치 세력과 기사단의 유착 관계나 음모 등은 퀘스트 곳곳에 짧게 자주 퍼뜨리는 식으로 내용은 압축하면서 노출 빈도를 높였다고 한다.

다만 무엇인가를 더하면 다른 무엇인가는 줄어드는 만큼 이를 보완하는 작업도 충실히 했다고 한다. 플레이 템포를 높이는 사건 중심의 전개와 인물의 감정 이해와 세계관 몰입도를 유지할 수 있는 부연 설명의 균형을 끊임없이 조정했다. 이에 인물이 직접 말하지 않아도 이야기를 경험하고 전달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서적과 편지, 아이템 카드를 활용했다고 한다. 자칫 길게 늘어질 수 있는 설명을 이용자가 선택적으로 읽을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물론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서적을 읽어야 하는 구조는 지양했다. 필수가 아닌 세계관과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드는 보조 장치로 활용하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배경, 사운드와 애니메이션 같은 시청각 요소 등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분위기나 서사를 간접적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또 텍스트로 쓰여진 이야기를 이용자가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플레이 시퀀스로 만들어 제공했다. 짧은 만남이어도 캐릭터가 각인될 수 있는 서사 연출, 지루함을 줄이기 위한 수동조작과 미니게임 등의 시퀀스 구성, 핵심 키워드 중심의 플레이 테마 설정을 축으로 삼았다.

김혜진 팀장은 “라이브 서비스는 업데이트가 쌓일수록 콘텐츠 부담도 같이 쌓이고 이러한 부담을 스킵하고 싶어지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며 “스킵하고 싶지 않게 만들기 위해서는 오히려 먼저 스킵을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언제든 스킵할 수 있다는 선택지로 콘텐츠 소비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낮추고자 했다”라고 소개했다.

실제 마비노기 모바일 개발진은 이야기 건너뛰기 시스템을 도입해 기본 플레이 편의성을 강화하고 필수 선행 퀘스트를 축소해 신규 이용자가 메인 퀘스트로 진입할 때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 스킵을 지원한 만큼 놓친 내용을 다시 확인할 수 있도록 주요 장면 다시 보기도 개발하고 있다.

조설빈 팀장은 “우리가 만들려고 했던 것은 건너뛰는 순간에도 이야기가 닿는 것”이라며 “잠깐이라도 흥미가 생기고 그 순간만큼은 스킵하고 싶지 않아지고 나중에 찾아보게 되고 결국 더 깊이 빠져들게 되는 것을 의도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NDC’는 국내 게임업계 최대 지식공유 행사다. 지난 16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넥슨 사옥 일대에서 개막했다. 오는 18일까지 사흘간 총 51개 세션에서 전문가들의 지식과 경험 공유가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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