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NCT 출신 태일의 특수준강간혐의 첫 재판에서 범행 당시 상황이 공개됐다.
18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6형사부(다)는 태일 등 총 3명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준강간) 혐의 첫 공판이 진행됐다. 태일은 이날 "모든 공소 사실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특수준강간 혐의는 2명 이상이 심신상실 등 항거불능 상태의 상대를 간음할 경우 성립한다. 태일과 그의 지인들은 지난해 6월 술에 취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돼 특수준강간 혐의로 수사를 받아왔다.
태일 일당은 서울 이태원에서 만난 중국인 여성과 술을 마셨다. 이후 여성이 취하자 태일은 부축해 술집에서 끌고 나왔고, 택시를 태워 지인 이모씨와 함께 그의 집으로 보냈다. 태일은 다른 지인 홍모씨와 자신의 차를 타고 대리운전기사를 이용해 이씨의 집으로 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태일 등 일당 법률대리인은 이날 공판에서 "경찰조사를 받기 전 자수서를 제출했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죄책감을 갖고 피해자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제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사건이 발생한 건 6월이고, 경찰이 두달동안 추적해 주거지 CCTV를 확인하고,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자 자수서라는 걸 써서 찾아온 것"이라며 "그 부분은 적절하지 않은 거 같고, 법에서 정한 자수서 요건에도 맞지 않고, 자수라는 의미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변론인들은 "압수수색을 받고도 도주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법률적으로 자수로 본다"고 반박했다. 특히 태일의 법률대리인은 "자수서의 경위 등에 대해서는 법정에서 말하기보다는 법리적인 측면을 서면으로 정리해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증거 자료로는 피해자 신체에서 채취한 3명의 유전자 감정서가 제출됐다. 더불어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도 증거와 참고자료로 전해졌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우발적인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이들이 있는 단체 채팅방을 보면 주소를 찍고 '어서오라'는 내용이 적혀있고, 범행 이후 '택시를 나가서 태워라, 주소가 다른 곳으로 찍히도록'이라고 했다"며 "피해 여성이 외국인이라 헷갈리게 하고, 수사의 어려움을 주기 위해 그런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태일의 법률대리인은 "피고인은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고, 과분한 사랑을 베푼 사회에도 사죄하려 한다"며 "그래서 피해자의 변호사를 통해 사죄의 뜻을 전하고, 피해자도 이를 받아들이고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피고인이 수사 중 반성하며 자수한 점도 고려해 달라"며 "사건 정황을 자세하게 전하며 협조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중대성을 무겁게 받아들이나, (범죄는) 공동 피고인이 술을 마신 후 신체 접촉이 이뤄진 후 발생했다"며 "술을 더 마신다는 생각뿐이고 계획된 범행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더불어 태일이 팀 탈퇴 후 지인의 식당에서 일을 도우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일은 "피해자에게 큰 피해를 드린 것에 후회하고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실망감을 느낀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처해주신다면 일생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사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어떠한 일이라도 하겠다"고 강조했다.
태일은 2016년 NCT 첫 유닛 NCT U로 데뷔했다. 이후 그룹 내 또 다른 유닛 NCT127 멤버로도 활약했으나, 지난해 10월 이 사건의 여파로 팀에서 퇴출당했다.
한편 태일의 결심 공판은 7월 10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