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전, 인천 중구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 입구부터 범상치 않았다. 차량이 줄지어 도열해 있었는데 일반 BMW 모델이 아니었다. 브랜드 내 가장 강력한 성능을 뽐내는 'M'모델들만 빼곡히 정렬돼 있었다. BMW 팬이라면 한 해 중 가장 기다린다는 행사 'BMW M FEST 2026'의 문이 열리는 날이었다.
행사장 안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건 특별한 전시 공간이었다. 올해 BMW M FEST의 핵심 테마 중 하나는 M3 탄생 40주년이다. 1세대 M3는 198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 베일을 벗었다.
1세대 M3는 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즈(DTM) 출전을 위한 호몰로게이션 모델로 개발됐다. 4기통 고회전 자연흡기 엔진, 경량화 차체, 공기역학 설계, 경주용 섀시 세팅. 한마디로 일반도로를 달릴 수 있는 레이스카였다. 출시 당시 초기 물량이 사전 계약으로 모두 소진될 만큼 마니아들의 열광을 받았다는 설명이 붙어있었다.
국내 최초로 공개된 'BMW XM 레이블 KITH 에디션'도 시선을 끌었다. 뉴욕 기반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키스(Kith)와의 세 번째 협업으로 탄생한 이 모델은 BMW M1 탄생 47주년을 기념해 전 세계 단 47대만 제작됐다. 국내에는 그중 4대만 들어온다. 차체는 'BMW 인디비주얼 프로즌 테크노 바이올렛'이라는 이름의 보랏빛 페인트로 감쌌고, 키드니 그릴과 실내 곳곳에 KITH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성능도 압도적이다. M 트윈파워 터보 V8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를 조합한 M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합산 748마력, 최대 토크 101.9kg·m를 뿜어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3.8초. BMW M 브랜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시스템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과장처럼 들리지 않았다.
전시를 둘러본 뒤 발길은 자연스럽게 드라이빙 체험 공간으로 향했다. BMW M FEST의 백미는 결국 '달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날 트랙에서는 M2, M3, M4, M5를 번갈아 몰아볼 수 있었다. 차량마다 성격이 달랐다. M2는 가장 컴팩트하고 날카로운 느낌으로 코너를 파고들었고, M5는 대형 세단임에도 쏟아지는 출력이 등받이를 밀어붙이는 감각이 짜릿했다. 일상 도로에서는 좀처럼 끌어낼 수 없는 영역을 잠시 경험하는 기분이었다.
짐카나 코스도 인상적이었다. 좁은 장애물 사이를 빠르게 통과하는 경기로 주어진 시간 안에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완주하는지를 겨루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경쟁심이 불붙었고 0.1초 차이로 순위가 엇갈리자 환호성과 탄식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날 체험 중 가장 낯설고 짜릿했던 경험은 드리프트 익스피리언스였다. 물이 얕게 고인 원형 주행장에서 차량이 원을 그리며 속도를 높이다 시속 40km를 넘어서는 순간 뒷바퀴가 미끄러지는 이질적인 감각이 전해졌다. 이때가 관건이었다. 핸들을 반대 방향으로 가능한 한 빠르게 꺾어 차량이 완전히 스핀하는 것을 막으면서 옆으로 흘리듯 주행해야 한다. 전문 인스트럭터가 시범 주행을 보여주며 방법을 상세히 설명해줬다. 말로는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쉽지 않았다. 핸들 조작이 단 0.1초만 늦어도 차는 원 안에서 제멋대로 돌아버린다. 완전히 돌기 전에 차체 제어엔 성공했지만, 그다음 동작으로 연결하기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뒷바퀴가 미끄러지면서 차체가 흔들리는 그 감각만큼은 일반 도로에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것이었다.
직접 운전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M 택시'는 전문 드라이버가 조종하는 M 모델에 동승해 고성능 주행을 몸으로 느끼는 프로그램이다. 직접 트랙 운전을 마친 뒤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차량에 앉아보니 운전할 때와 달리 오롯이 차량의 움직임에 집중할 수 있었다. 코너를 빠르게 파고들면서도 흔들림이 없고,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재빠르게 치고 나가는 움직임. 직접 해봤을 땐 버거웠던 드리프트를 전문 드라이버는 말라 있는 트랙 위에서도 길게 이어가며 손쉽게 소화했다. BMW M이 왜 '퍼포먼스'라는 단어를 전면에 내세우는지 이해가 됐다.
현장의 열기만큼 M이 기록한 숫자도 뜨거웠다. BMW M은 2025년 전 세계에서 총 21만 3457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3% 성장, 14년 연속 사상 최대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BMW 전체 판매 중 M 모델 비중이 9.8%로, 사실상 BMW 10대 중 1대가 M 모델인 셈이다.
국내 실적도 견고하다. BMW 코리아는 2025년 총 5541대의 M 모델을 팔아 2년 연속 국내 프리미엄 고성능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1334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7% 성장했다. M340i 세단(207대), M2(112대), M5(103대)까지 초고성능 모델부터 상대적으로 일상 친화적인 모델까지 고르게 팔린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드라이빙센터를 빠져나오는 길 귀에는 엔진 소리가 맴돌았고 손바닥에는 핸들의 감각이 남아 있었다. BMW M FEST는 BMW M이라는 브랜드를 몸으로 경험하게 만드는 자리였다. 그리고 그 경험은 숫자가 증명하듯 단단히 통하고 있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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