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스타즈 나가타 모에. /사진=WKBL 제공 |
박지수(26)의 공백으로 올 시즌 하위권으로 점쳐졌던 청주 KB스타즈가 예상 외 선전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아시아쿼터 나가타 모에(27)가 있었다.
나가타는 최근 스타뉴스와 만나 "원래대로 하던 게 팀에 좋게 작용한 것 같다. 팀 승리에 힘을 보탤 수 있어서 더 만족한다"고 밝혔다.
일본여자프로농구(WJBL) 도요타 안텔롭스와 덴소 아이리스에서 뛴 나가타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2019 FIBA 아시안컵 등 여러 차례 일본 대표팀에 소집된 선수다. 키 174cm의 포워드 자원으로, 전 포지션을 맡을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다.
나가타는 올 시즌을 앞두고 처음 도입된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KB스타즈에 지명을 받았다. 당시 상위권 지명이 예상됐지만 앞선 팀들의 상황과 맞물려 5번째 순번을 받은 KB스타즈 차례까지 내려오며 행운의 지명을 했다.
2024~25시즌 3경기를 치른 가운데 나가타는 평균 29분 35초를 소화, 12.0득점 5.0리바운드 2.3어시스트 1.7스틸을 기록 중이다. 박신자컵 때부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왔던 그는 정규시즌 들어서도 이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KB스타즈는 올 시즌을 앞두고 지난해 정규리구 MVP 박지수가 해외진출을 선언하며 위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양궁농구'를 통해 외곽을 공략하는 가운데, 나가타는 적극적인 플레이를 통해 힘을 보탰다. 김완수 KB스타즈 감독도 "(나가타가) 착실하게 해줘서 부상만 없으면 기본은 할 것 같다"며 호평을 내렸다. 덕분에 KB스타즈는 개막 2연승으로 가볍게 출발했다.
나가타 모에(왼쪽)와 허예은. /사진=WKBL 제공 |
나가타는 "개막 후 2경기 동안 좋은 게임을 했다"며 "내가 원래 하던 대로 한 게 팀에 좋게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고도 밝혔다.
7월 팀 합류 후 3개월이 지난 지금, 나가타는 팀에 어느 정도 녹아들었을까. 그는 "일단 100% 적응하기보다는, 시즌 동안 감독님이나 선수들과 소통을 통해 더 맞춰가면서 적응하려 노력 중이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 KB스타즈는 나가타가 골밑에서 상대와 싸워주며 강이슬이나 나윤정 같은 슈터들이 외곽에서 기회를 얻고 있다. 그는 "스피드에서는 전보다 많이 올라왔다"면서도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은, 세트 플레이나 패턴 플레이 등 세세한 부분에서 수비 공격 할 것 없이 맞춰간다면 더 잘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합류한 아시아쿼터 선수들은 "한국의 훈련 강도가 높은 편이다"는 말을 하곤 한다. 이에 대해 나가타는 "일본에 있을 땐 시즌에 들어가면 조절해주기도 하고, 웨이트 트레이닝하는 시간도 있었다"면서 "한국에서는 KB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팀이 시합 전에 좀 더 준비하는 과정이 길고, 웨이트 트레이닝 횟수도 일본보다 많다"며 차이를 언급했다. 이어 "적응된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는데, 컨디션에 맞춰서 잘하고 있다"며 웃었다.
나가타 모에. /사진=WKBL 제공 |
좋은 실력을 보여줄수록 상대의 견제는 심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6일 상대였던 부산 BNK는 감독과 선수 모두 허예은과 함께 나가타를 견제 대상으로 삼했고, 결국 4득점에 묶였다. 그래도 나가타는 "내가 꼭 득점을 해야 하는 선수는 아니고, 공격하다가 빼줄 수 있는 능력도 있다. 에이스 선수를 막는 수비 능력도 있다 생각한다"며 "득점이 안 나와도 세세한 부분에서 공헌도를 높이면 어느 팀과 해도 승리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코트 밖에서의 생활은 어떨까. 나가타는 "쉬는 날에는 (동료들과) 소통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허예은이나 나윤정, 강이슬 선수와 게임을 뛰는 시간이 많다 보니 쉬는 날 맛있는 것도 먹고 한국에 대해 소개를 받으면서 그런 시간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함께 일본에서 넘어온 시다 모에를 언급하며 "둘이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한다. 내가 경험이 더 많으니 부족한 게 있으면 알려주려고 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나가타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최종 목표이기 때문에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잘하면 그 목표를 이룰 것이라 생각한다"며 각오를 전했다.
나가타 모에. /사진=WKBL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