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최초 빌런 히어로인 ‘베놈’이 ‘베놈: 라스트 댄스’로 3년 만에 돌아왔다. 주인공 ‘에디’ 역을 맡아 시리즈의 아이덴티티가 된 배우 톰 하디가 9년간 이끌며 사랑받아온 ‘베놈’ 시리즈의 마지막이다. ‘베놈’(2018),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2021)로 이어져온 피날레를 장식하는 작품으로 극은 이에 걸맞는 스펙터클한 액션 시퀀스를 선보인다.
[※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환상의 버디 ‘에디 브록’(톰 하디)과 그의 몸을 숙주로 삼은 외계인 심비오트 ‘베놈’은 그들을 노리는 정체불명 존재의 추격을 피해 함께 도망 다닌다. 베놈의 창조자 ‘널’은 고향 행성에서부터 그들을 찾아내기 위해 지구를 침략하고 살기 위해서는 함께 해야만 하는 에디 브록과 베놈은 이에 맞서 싸우게 된다.
‘베놈’ 시리즈의 각본을 맡아 온 켈리 마르셀이 연출을 맡아 그간 쌓아온 모든 노하우를 펼친다. 우주를 초월한 공간에서 베놈의 존재를 추적하는 최악의 위협이 등장하고, “계속 둘이 함께 하면 이 세상은 끝”이라는 등장 인물의 대사가 시리즈의 완결을 예고한다. 이전 시리즈부터 있었던 심비오트와 말, 물고기 등 여러 생물체의 융합, 외계인과 51구역을 심비오트와 연결한 설정은 신선하다. 마지막 시리즈인 만큼 에디 브록과 베놈 역시 더욱 끈끈해진 케미스트리를 연출한다. 전 세계 유수 영화제를 휩쓴 명작 ‘노예 12년’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알리며 출중한 연기력을 입증한 치웨텔 에지오포가 페인 박사의 지시에 따라 심비오트를 추적하는 장군 역을 연기했다.
여기에 베놈을 탄생시킨 존재이자 처음으로 베일을 드러낸 ‘널’은 배우 주노 템플이 맡아 심비오트에 대해 알려져 있는 정보보다 훨씬 심오한 부분까지 알고 있는 미스터리한 과학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이 창조한 존재인 ‘제노페이지’를 베놈의 출신 행성인 클린타르에서 보내 베놈의 흔적을 추격하며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을 무너뜨릴 위협을 예고하는 모습은 압도적인 존재감을 선사한다. 특히 큰 부지에 거대한 강 모양의 수조를 설치, 강 급류에서 벌어지는 액션 신을 만들어 낸 것, 여전히 생존을 위해 서로에게 의지하는 에디와 베놈의 티격태격하는 유쾌한 케미스트리는 입체적으로 남아 있다.
영화의 엔딩에서 페인 박사의 결말과, 에디와 베놈 콤비의 유쾌한 케미스트리를 엿볼 수 있는 라스베가스 로케이션이 특히 눈에 띈다. 그럼에도 배우 주노 템플이 연기한 닥터 페인, 치웨텔 에지오포가 연기한 스트릭랜드 대령이 극중에서 보이는 행동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부족한 점, 상대적으로 빈약한 CG로 처리된 장면들은 아쉬움을 선사한다. 러닝타임 108분.
[글 최재민 사진 소니 픽쳐스]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57호(24.12.0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