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초반 남성 A씨. 그는 어머니가 위독해지며 상담실을 찾았다. A씨의 어머니는 80대 후반의 고령으로, 최근 여러 증상을 호소하며 힘들어하셨는데, 알고 보니 신장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급성 신손상이 발생한 것이었다. A씨의 고민 역시 커졌다.
더군다나 병원에서는 A씨 어머니의 다른 기저 질환도 상태가 좋지 않아 앞으로 한두 달이 고비라는 소견까지 덧붙인 터라, A씨는 그간 자신이 어머니를 제대로 돌봐 드리지 못했다는 자책과 후회가 매우 컸다. 그렇다고 생업은 두고 고향 병원에 입원한 어머니를 계속 간병할 수도 없는 처지라, 매일 출근하며 어머니의 병세를 노심초사하는 그 마음이 아주 고통스럽기 짝이 없었다. 전화가 울리면 혹시라도 병원 응급 소식일까 싶어 불안했고, 일하다가도 문득 자신이 어머니에게 했던 짜증 섞인 말들이 떠오르면 그렇게 죄스러울 수가 없었다.
상담은 A씨가 지금 느끼는 다양한 감정에 대해 털어놓게 하면서 무거운 마음을 달래는 데 집중됐다. 동시에 주말과 주중 휴가를 써 면회를 다녀오거나, 각종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A씨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측면 역시 수용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진행됐는데, 점차 마음이 침착해지기 시작한 A씨가 최근 꺼내어 놓는 이야기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어머니께서 그렇게 입원하시고 며칠간 걱정과 불안에 힘들었던 것도 있었지만, 한편으론 제 동료 B씨에 대해 화가 너무 나서 그게 되게 불편했어요. 제 어머니 사정을 알면서도 고령 환자의 부정적 임상 사례를 계속 얘기하거나, 본인 위주로 업무에 대한 부탁을 수시로 해왔거든요. 저의 기분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좋았던 일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는 건 다반사이고요. 눈치 없고 이기적인 스타일이란 걸 원래 알고 있었지만 너무 지나치다고 여겨지니 가뜩이나 힘든데 분노가 가라앉질 않더군요. 근데 엊그제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 이 사람은 내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정도의 인간이구나!’ 사실 그간 B씨와의 관계에 미련이 있었는데 ‘이젠 놓아도 되겠다!’고요. 그러고 나니 거절도 쉬워지고 B씨의 언행에 크게 신경도 안 쓰이고 편하더군요.”
맞다. 그래서 인생의 역경을 겪을 때, 아이러니하지만 얻는 것도 있다. 관계의 옥석이 가려지고, 인생사의 경중이 따져지는 것이 그것이다. 그리하여 소위 큰일을 겪게 되면 자연스레 소모적인 관계(ex. 타인의 고통에 둔감하고 이기적인 사람)에는 안녕을 고하고, 집중해야 할 관계(ex. 가족, 지인, 진실한 자)에 더 정성을 쏟게 된다. 점차 작은 실수나 타인의 평가 등 별일 아닌 일에는 ‘큰 문제가 아니다’라며 대범해지고, 소중한 이와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정말 중요한 일에 좀 더 시간을 쏟게 된다.
그래서 고통은 힘들지만, 그 속에도 우린 얻는 게 있다. 이런 걸 두고 PTG(Post Traumatic Growth), 즉 ‘외상 후 성장’이라고 일컫는다. 모쪼록 A씨의 어머니, 그리고 A씨의 평안을 빈다.
[글 변시영(상담심리전문가(Ph.D), 『참 괜찮은 나』 외 다수 저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30호(26.05.19) 기사입니다]

![[비하인드 인터뷰] "더 좋은 조건도 있었지만..." 전성현 마음 움직인 문경은 KT 감독의 '메모장'](https://image.starnewskorea.com/21/2026/05/2026052811282544262_1.jpg)
!['와일드 씽' 감독 "내향인 엄태구가 랩을? JYP 들락거리며 연습"[인터뷰②]](https://image.starnewskorea.com/21/2026/05/2026052812452774614_1.jpg)
![손재곤 감독 "강동원, 헤드스핀까지 소화..미안할 정도로 열심"(와일드 씽) [인터뷰①]](https://image.starnewskorea.com/21/2026/05/2026052812180479110_1.jpg)

![[속보] '선발 제외' 김혜성 좌익수 교체 투입→첫 타석 158㎞ 총알 안타 폭발](https://image.starnewskorea.com/21/2026/05/2026052811221651742_1.jpg)
![소재원, 김세의 구속에 두 아들 공개한 이유 "평생 용서 안 해"[스타이슈]](https://image.starnewskorea.com/21/2026/05/2026052811585857867_1.jpg)

!['현역가왕3' 하이량, 이혼 고백 후 중3 딸 속마음 마주..오은영 '충격 분석' [금쪽같은 내 새끼]](https://image.starnewskorea.com/21/2026/05/2026052811485940712_1.jpg)




![[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 〈395〉 [AC협회장 주간록105] 마이클 잭슨 자산과 스타트업 경영](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5/04/news-p.v1.20260504.773e529e3f474adea55b425cf6daf8c2_P3.jpg)
!['통한의 극장골 실점 패배' 주승진 김천 감독 "뒷심이 부족했다" [전주 현장]](https://image.starnewskorea.com/21/2026/05/2026051714010261496_1.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