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 Note] “내 눈을 믿지 마세요”…잃어버렸다고 생각한 양말 한 짝의 교훈

1 week ago 12

[Mind Note] “내 눈을 믿지 마세요”…잃어버렸다고 생각한 양말 한 짝의 교훈

변시영(상담심리전문가(Ph.D), 외부기고자)

입력 : 2026.06.01 18:12

아무래도 마음을 다루는 직업이다 보니, 주변에서 많이들 ‘마음이 편안해지는 법’을 물어온다. 여러 대답이 가능하겠지만 오늘 강조하고 싶은 것 중 하나가 있다. 바로 ‘자기 눈을 너무 믿지 마세요’라는 점이다.

‘응? 내 눈을 믿지 말라고?’ 막상 이 답을 들으면 상당히 의아할 수 있다. 보통 기대되는 심리적 조언은 ‘자신(의 잠재력)을 믿어라’ 쪽이니, ‘내 눈을 믿지 말라’는 것은 이와 반하는 방향처럼 여겨질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신의 가능성과 잠재력, 본연의 가치를 가진 존재로서의 ‘Self’를 믿지 말라는 의미가 아닌,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라는 것을 강조하고자 하는 말이다. 이것만 명심해도 사는 데 굉장히 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필자는 최근 양말 한 짝을 잃어버렸다. 남편까지 가세해 세탁물 보관함, 세탁기와 건조기, 그리고 세탁실 곳곳을 샅샅이 뒤졌는데도 나타나지 않았다.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란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한참을 찾다 결국엔 평소 덜렁대는 편인 만큼 잃어버렸나 보다 하고 포기한 참이었다. 그런데 한 보름 후, 그토록 애타게 찾아 헤매던 게 나왔다. 어디서? 바로 얌전히 개어 둔 트레이닝 바지에서였다! 빨래를 빼고 갤 때부터 거기에 찰싹 붙어있던 양말은 그렇게 숨어 있었던 것이다.

생각치도 못한 결과에 헛웃음 나고 찜찜했던 게 풀리며 개운함까지 느꼈던 그 순간, 필자는 멈칫 긴장감도 들었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양말을 누가 훔쳐갔다’ 또는 ‘날 골탕 먹이려고 누군가 숨겨 놨다’고 생각했다면? 좀 극단적인 예를 들긴 했지만, 우리는 의외로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한다.

지각과 인식의 오류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20대 여성 A씨. 복도에서 상사를 만나 묵례를 했는데 그가 받아주지 않았다고 자신이 찍힌 것 같다며 안절부절 못했다. 알고 보니 그는 임원으로부터 호출 전화를 받고 급히 이동 중이라 눈에 뵈는 게 없는 상황이었다. 30대 남성 B씨. 그는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읽씹’을 당하곤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잔뜩 화가 난 상태다. 알고 보니 친구는 당시 연인으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아 너무 힘든 상태였다.

마음이 불편한 사람들의 주된 특징은, 이처럼 ‘자신이 본 것=사실 & 진실’이라고, 철석같이 믿는다는 데 있다. 그들은 자신이 본 것에 ‘놓침’이 있고(-지각Perception의 오류), 그래서 자신이 생각하고 믿고 있는 것에 ‘틀림’이 있을 수 있다는(-인식Awareness의 오류) 점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니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펼쳐지는 일들에 대해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매사에 의심하고 부정적이게 된다. 당연히 불평불만이 쌓이고, 타인을 원망하고 탓하는 데 상당한 에너지를 쏟게 된다. 결국 자기 삶 전체가 괴로워지는 것이다.

그러니 마음이 편해지려면, ‘당장 내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닐 수 있어’라는 생각을 얼른 꺼내야 한다. 또한 상상력을 발휘해 지레짐작으로 딱딱하게 경직된 내 머리를 말랑말랑 유연하게 만들어 놓아야 하는 것이다.

[ 변시영(상담심리전문가(Ph.D), 『참 괜찮은 나』 외 다수 저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32호(26.06.02) 기사입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