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지환은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안방 롯데전에서 프로야구 통산 2000경기 출전 기록을 남겼다. 프로야구에서 2000경기 이상 출전한 유격수는 고(故) 김민재(2113경기)와 오지환 두 명뿐이다. 2000경기를 한 팀에서만 뛴 유격수는 오지환이 처음이다.
LG 유니폼을 입고 오지환보다 프로야구 경기에 많이 출전한 선수도 박용택(은퇴·2237경기) 한 명뿐이다. 프로 18년 차인 오지환은 2029년까지 LG와 계약을 맺고 있다. 이 계약이 끝나기 전 박용택을 뛰어넘어 팀 역사상 최다 출전 선수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오지환은 그 이상을 꿈꾼다.
잠실에서 최근 만난 오지환은 “리그에서 부름을 가장 많이 받았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감독님의 부름을 받기 위해 준비하는 게 선수고 그런 면에서는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면서 “물론 천년만년 야구를 할 수는 없다. 언젠가는 내려놓아야겠지만 그 시기가 최대한 늦춰지게끔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프로야구 최다 출전 기록 보유자는 삼성 강민호(2511경기)로 경기에 출전할 때마다 기록이 늘어난다.
오지환은 8일 창원 NC전에서 역대 최고령(36세 27일) 그라운드 홈런(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도 기록했다. 오지환은 “아직 최고령 기록에 대한 감흥은 없다. 충분히 더 잘 뛸 수 있기 때문”이라며 “나이가 들면 순발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를 선배들에게 워낙 많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절대 무시하지 않는 것 중에 하나가 선배, 어른들의 경험이다. 유격수이기 때문에 더더욱 순발력 훈련에 중점을 둔다. 몸이 기억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지환이 그라운드 홈런을 친 건 2012년 5월 23일 잠실 넥센(현 키움)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 ‘잠실 아이돌’로 불렸던 오지환은 14년이 지나 아들 두 명을 키우는 ‘잠실 아이둘’이 됐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폭발적인 스피드에는 별 차이가 없다.오지환은 “첫 그라운드 홈런 때는 수비수 뒤로 공이 빠져서 처음부터 홈까지 뛸 생각을 했다. 이번에는 3루까지만 생각했는데 정수성 주루코치님이 (계속 뛰라는 뜻으로 팔을) 돌려주셔서 홈까지 들어왔다”며 “정 코치님이 두 번째 그라운드 홈런도 만들어 주신 것”이라며 웃었다. 오지환이 이렇게 말한 건 첫 번째 그라운드 홈런 때 공을 뒤로 빠뜨린 상대 팀 중견수가 정 코치였기 때문이다.오지환의 이 그라운드 홈런으로 LG는 4-3 역전승을 일궜다. 오지환은 “중요한 상황을 즐기는 편이다. 꼭 필요한 상황에 점수를 내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그때(그라운드 홈런)도 2-3으로 뒤진 8회초 2아웃 상황이었다. 최소한 동점을 만들어 9회나 연장전에 가면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우리 팀이 잘하는 게 1점 차 승부”라고 했다.

이어 “LG의 영구결번도 목표인데 영구결번 선배들(김용수, 이병규, 박용택)과 실력으로 견주면 내가 많이 떨어진다. (영구결번에 걸맞은) 상징적 선수가 되려면 우승을 몇 번 더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LG에는 구단주가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게 롤렉스 시계를 선물하는 전통이 있다. 오지환은 2023년 한국시리즈 MVP로 뽑히며 자기 이름을 새긴 롤렉스 시계를 이미 하나 챙겼다. 오지환은 “아들이 둘이라 무조건 하나 더 받아야 한다”며 웃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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