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아셈 마레이(왼쪽)와 현대모비스 게이지 프림이 경기 중 흥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KBL 제공 |
'형제 감독 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창원 LG 세이커스와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의 4강 플레이오프. 여기에 외국인 선수들의 멘탈 관리도 중요한 포인트가 됐다.
LG와 현대모비스는 24일부터 2024~202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를 진행 중이다.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1차전에서는 LG가 67-64로 승리했다.
두 팀은 다년간의 KBL 경력이 있는 외국인 선수 듀오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2020~21시즌 외국선수 MVP를 차지한 숀 롱(32)과 3시즌째 한국에서 뛰는 게이지 프림(26)이 버티고 있다. LG 역시 어시스트왕 아셈 마레이(33)와 4시즌 연속 동행하고, KBL 3번째 팀에서 뛰는 베테랑 대릴 먼로(39)가 뒷받침하고 있다.
기용법은 다소 다르다. 숀 롱이 1옵션으로 출발한 현대모비스는 두 선수가 비슷한 플레이타임을 가져가고 있다(숀 롱 평균 19분 52초, 프림 20분 33초). 조동현(49) 현대모비스 감독도 항상 "두 선수 중 컨디션이 좋은 선수로 길게 갈 생각이다"고 말하곤 했다.
반면 LG는 마레이가 확실한 1옵션이다. 올해도 그는 평균 26분 58초를 뛰며 평균 16.1득점을 올렸다. 먼로는 곧 40대를 눈앞에 두고 있기에 길게 출전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경기당 평균 17분 22초를 플레이하면서 마레이의 체력을 세이브하고 있다.
대릴 먼로(앞쪽)와 아셈 마레이. /사진=KBL 제공 |
이렇듯 다소 차이가 있지만, 공통점도 있다. 바로 다혈질적인 성격이다. 특히 현대모비스의 경우 두 선수 모두 흥분하는 모습을 보인다. 숀 롱은 과거 KBL에 뛰던 때에 비하면 차분해졌지만,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 판정이 나오면 플레이 자체가 바뀐다. 프림 역시 잦은 테크니컬 파울에 조동현 감독이 "심판과는 내가 싸울테니 경기에 집중해라"라고 말할 정도였다. 여기에 두 선수 모두 볼이 오지 않으면 플레이가 죽는 성향도 있다.
LG 역시 마레이가 지난해 KT와 4강 플레이오프에서 판정 하나하나에 흥분하면서 업셋당했던 아픔이 있었다. 먼로 역시 1차전에서는 다소 불만을 가진 듯한 몸짓이 나오기도 했다. 조상현(49) LG 감독은 경기 전 "마레이는 하루가 멀다하고 미팅을 했다. 작년 판정 문제도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흔들리지 않았으면 했다"고 얘기했다.
예상대로 1차전에서 양 팀의 외국인 선수들은 다소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레이는 지난해만큼 일희일비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따금 심판에게 무언가를 말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먼로 역시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래도 마레이는 27득점 13리바운드로 팀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게이지 프림(왼쪽)과 숀 롱. /사진=KBL 제공 |
프림은 심판 판정에는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이 파울을 범했다가 챌린지 끝에 취소된 후 야유가 쏟아지자 팬들을 저격하는 제스처를 했다. 이어 조동현 감독과 장재석이 말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그만큼 신경을 썼다는 뜻이었다. 숀 롱은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자 플레이를 포기하는 안 좋은 습관이 다시 나왔다. 프림과 숀 롱은 이날 합계 28득점(프림 20점, 숀 롱 8점)에 머물렀다.
경기 후 조동현 감독은 "(숀 롱 멘탈은) 풀어야 할 숙제다. 끝나고 '그런 게 집중력이다'라고 얘기했다"면서 "심판과 싸우지 말고 하면 우리 페이스 되는데... 하루 시간 있으니 미팅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두 선수의 성격에 대해서는 "노 코멘트 하겠다"며 "두 선수의 장점만 가져가야 할 상황인데 언론을 통해 얘기할 건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조상현 감독 역시 마레이를 말리느라 고생했다. 그는 "마레이에게 '목 아파서 더 얘기 못하겠다'고 농담도 했다. 그러면서 "심판 판정은 선수들에게 컨트롤 해주려고 생각하고 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