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아이웨어가 해외에서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선·후발 업체가 상생하며 시장의 파이를 키워가야 할 때입니다.”
고경민 블루엘리펀트 대표(42·사진)는 5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젠틀몬스터가 있었기에 블루엘리펀트도 존재할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3월부터 회사를 이끌기 시작한 고 대표가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같은해 2월 회사 창립자인 최진우 전 대표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이후 유인철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함께 각자 대표로 취임했다.
블루엘리펀트는 저렴한 가격에 감각적인 디자인의 안경과 선글라스를 팔아 K아이웨어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회사다. 2023년 58억 원이었던 연 매출은 지난해 507억 원으로 2년새 9배 가량 급증했다. 그러나 이 기업이 세간의 큰 주목을 받은 이유는 성장세가 아닌 ‘짝퉁 논란’이었다. 국내 1위 브랜드인 젠틀몬스터가 자사의 제품 디자인을 베꼈다며 지난해 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게 계기였다. 같은해 3월 지식재산처 특별사법경찰은 블루엘리펀트의 디자인 침해 여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고 대표는 이같은 논란에 대해 “시장 지배력을 이미 확보한 기업이 제품 디자인을 놓고 소송을 거는 것은 신흥 기업을 움츠러들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며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 간 치약 상표권 분쟁, 코웨이와 쿠쿠홈시스 간 정수기 지식재산권(IP) 침해 분쟁이 그 예”라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자체 디자인 투자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는 게 고 대표 설명이다. 그는 “지난해 4월 ‘디자인 랩’을 꾸려 3개 부문(제품, 공간, 비주얼 크리에이티브)으로 조직을 체계화했고, 특허 업무에 특화된 IP 스페셜리스트를 두는 등 자체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마련했다”며 “제품 개발과 디자인은 직접 하고, 생산은 중국 협력 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맡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디자인 랩은 제품 부문 11명, 공간 부문 5명, 콘텐츠 부문 4명 등 총 19명으로 구성됐다. 검증 강화를 위해 외부 특허법인과 자문 계약도 맺었다.
국내외 사업도 지속 확장하고 있다. 올해는 부산, 대구, 경주, 대전, 제주 등 지방 거점에 신규 매장을 출점할 예정이다. 지난해 일본에 이어 올해는 미국 진출도 예정돼 있다. 이르면 내달 말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스에 매장을 열고 ‘가성비’를 추구하는 현지 소비자들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4만9900원에 판매되는 제품의 경우 49.9달러(약 7만4000원)로, 6만9900원짜리 제품은 69.9달러(약 10만3000원)로 가격을 책정했다. 고 대표는 “프리미엄화를 추구하는 젠틀몬스터와 K아이웨어의 대중화를 지향하는 블루엘리펀트는 비즈니스 모델과 타깃이 다르다”며 “소송 결과와 별개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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