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와 존슨앤드존슨(J&J)의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투여할 수 있는 길이 처음으로 열렸다. 투여 시간을 크게 단축해 환자들의 투약 편의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J&J는 유럽집행위원회(EC)로부터 진행성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대상으로 리브리반트 SC 제형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승인은 올해 3월 유럽폐암학회(ELCC)에서 발표된 최종임상 3상(MARIPOSA) 결과를 기반으로 한다. J&J는 렉라자와 리브리반트가 해당 적응증의 1차 치료제인 타그리소와 비교해 환자들의 전체 생존기간을 1년 이상 늘릴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공개했었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SC 제형이 유럽 허가를 받으며 환자들은 해당 약물의 투약시간을 5시간에서 5분 이내로 단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실비아 노벨로 이탈리아 토리노대 의대 교수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을 위한 최적화된 치료가 필요하다"며 "리브리반트 SC 제형 승인은 환자들의 편의성을 크게 높일 수 있으면서도 정맥주사와 마찬가지의 약효를 기대할 수 있어 임상 실무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리브리반트 SC 제형은 기존 정맥주사(IV) 제형과 비교했을 때 약효 면에서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는 리브리반트 SC제형이 정맥주사(IV) 제형보다 전체 생존기간(OS)을 개선한 임상 3상(PALOMA-3)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또 주사 투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의 일종인 주입 관련 반응(IRR)을 5배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국 허가는 아직 받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J&J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리브리반트 SC 제형에 대한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사항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추가 임상이 아닌 제조시설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