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네트워킹은 어렵다. 특히 내성적인 사람들에게는 행사장의 낯선 사람들 사이에 뛰어들어야 하는 현실이 매우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나를 포함한 모든 참가자가 그룹에 처음 온 사람들이라면 그나마 낫다. 하지만 나만이 사실상 유일한 신입이고 다른 모든 사람이 이미 서로를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더 끔찍하게 느껴진다. 아무도 내가 필요한 존재라고 느끼지 않을 것만 같다. 이럴 때 어떻게 새로운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까?
이미 관계가 형성된 커뮤니티에 신입으로 들어가게 됐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첫 번째 전략은 윙맨(wingman)을 활용하는 것이다. 윙맨은 위험한 비행 임무 중 동료 조종사를 서포트하는 조종사를 뜻한다. 새롭게 가게 되는 모임에는 서포터가 필요하다. 이때 당신의 서포터는 당신을 그곳에 초대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이들은 그룹의 관습과 더불어 참여자들이 서로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대한 배경정보와 맥락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이들을 소개해주는 등 당신이 그룹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윙맨에게 구체적으로 도움을 요청해 보자.
두 번째 전략은 그룹의 역학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다. 새로운 네트워크에 처음 진입하면 누가 누구인지 파악하고 그 그룹에서 어떻게 일이 진행되는지 배워야 한다. 그 과정에서 대화는 거의 항상 기본적인 잡담으로 채워진다. 그 와중에 오랜 시간 함께 지내 온 구성원들이 서로 즐겁게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자신과 나눈 가벼운 대화와는 대비되는 모습에 어색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첫 미팅 혹은 이후 몇 번의 미팅에서 얻은 정보만으로는 그 그룹을 완벽히 분석할 수 없다. 이럴 땐 판단을 유보하고 인류학자처럼 이 새로운 그룹의 역학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그래도 불편한 감정이 몰려온다면 초심으로 돌아가 처음 이 모임에 가입한 이유를 떠올리면서 생각을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세 번째 전략으로 ‘과잉 참여’를 들 수 있다. 처음에는 누구나 새로운 네트워크에 합류하면 어색하고 스스로가 낯선 사람처럼 느껴진다. 그렇기에 초기에는 과도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극단적일지라도 새로운 그룹 행사에 우선순위를 두고 참석하면 처음 한두 번은 낯설고 불편해도 이내 분위기에 익숙해지고 안면을 튼 사람들이 생기면서 어느새 새로운 인맥을 형성할 수 있다. 또한 온라인 포럼에 참여하거나 다른 회원과 일대일 미팅을 잡는 식으로 관계를 더욱 돈독히 다질 수도 있다.
마지막 전략은 내 관점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것이다. 누구나 새로운 사회적 역학 관계를 처음 이해할 때 자신만의 각본을 짜서 상황에 덧씌우기 쉽다. 예를 들어, 한 동료가 필자에게 우리가 속한 한 그룹의 ‘계층 의식(status consciousness)’이 너무 강하다고 불평했다. 그 이유를 묻자, 그는 더 유명한 회원들끼리 서로 어울려 다닌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들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구성원들이었고, 자연스럽게 친분을 유지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필자는 동료에게 그들이 엘리트들끼리만 어울리고 싶어 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단지 오랜 친구들과 안부를 나누고 싶었을 수도 있음을 상기시켰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그들과 친해지면 자신도 자연스럽게 그 범주에 속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처럼 그룹에 대해 부정적인 판단을 내리기 전에는 신뢰할 수 있는 친구나 동료들에게 얘기해서 자신의 관점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아무리 경험이 많은 전문가라고 해도 이미 모두가 서로를 아는 듯한 모임 상황에 처음 들어가면 어색함과 불편함을 느끼게 마련이다. 혼자서 서먹한 분위기 속에서 어색한 대화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하지만 필자가 제시한 4가지 전략을 잘 실행하면 새로운 인맥이 소중한 동료와 친구로 변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이 글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한국어판 디지털 아티클 ‘나 빼고 모두 친구인 네트워크에 들어가기’를 요약한 것입니다.도리 클락(Dorie Clark) 듀크대 푸쿠아경영대학원 교수
정리=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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