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차세대 메모리 기술인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주도권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CXL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이후 최대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4년 전에 비해 성능이 10배 향상된 새 시스템을 최근 공개했다.
◇성능 10배 높인 삼성전자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적 반도체 기술학회인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에서 CXL 기반의 메모리 시스템 ‘판게아 v2’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기존 메모리 연결방식(RDMA)와 비교하면 데이터 전송 성능이 최대 10.2배 향상됐다. 기존 메모리 체계의 고질병이던 병목현상은 최대 96% 감소했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세계적 반도체 설계 회사 마벨과 인공지능(AI) 인프라 회사 리퀴드와 협력했다.
CXL은 여러 그래픽처리장치(GPU) 혹은 중앙처리장치(CPU)가 거대한 메모리 창고를 공유하는 미래 기술이다. AI 서버의 성능을 혁신적으로 향상할 기술로 평가받는다. 현재는 AI 서버 내 GPU와 CPU 각각에 메모리 반도체가 필요하다. 하지만 CXL 기술을 도입하면 하나의 대형 공용 메모리를 두고 각 CPU와 GPU가 필요할 때 이를 활용할 수 있다. 각 GPU와 CPU는 순간적으로 큰 메모리 용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평상시엔 메모리 반도체의 20~30%만 사용하는 비효율이 발생한다. HBM이 메모리 반도체를 수직으로 쌓아 이 문제를 해결했다면 CXL은 혁신적으로 공유 메모리 창고를 만들었다.
인텔과 엔비디아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은 2020년 CXL 2.0 규격을 내놨는데, 이를 기반으로 개발된 게 판게아 v2다. 현재 최신 규격은 CXL 3.2인데, 삼성전자는 이 규격을 기반으로 한 ‘판게아 v3’를 올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韓, CXL로 中과 격차 벌린다
경쟁사들도 CXL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CXL D램을 공개했다. 2023년엔 CXL 2.0에 대응할 수 있는 D램을 선보였다. 최근에도 개발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박준덕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은 지난 23일 실적발표회에서 “지난해 고객 인증을 완료한 CXL 2.0 기반 1세대 메모리에서 더 나아가 3.0을 지원하는 2세대 제품에서 주도권을 이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세계 D램 3위 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2024년 CXL 메모리 모듈을 공개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글로벌 반도체 회사가 CXL 개발에 공들이는 이유 중 하나는 중국의 추격을 막기에 최적의 기술이라는 판단에서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 중국 메모리 기업은 HBM, 차세대 D램 칩 공정에서 기존 강자들을 빠르게 쫓아오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 범용 D램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아직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은 CXL을 선제적으로 개발해 ‘초격차’를 유지하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HBM을 비롯한 기존 D램은 중국에 추격을 허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CXL은 아직 관련 기술 개발이 한참인 분야고 관련 생태계도 구축되지 않았기에 초기 시장을 잡는 기업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고 말했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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