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가 이룩한 청자문화의 정점인 상형청자를 단독 조명하는 전시가 있다. 전시는 상형청자의 역사와 문화사적 맥락을 짚고, 아름다운 상형청자에 담긴 고려 사람들의 세상과 이야기를 소개한다.
고려청자는 고려인이 이루어낸 수준 높은 최첨단 기술과 독자적 미감의 산물이다. 그중 동·식물, 인물 등의 특정 형태를 본떠 만든 상형청자는 고려청자의 수준 높은 기술과 미감을 잘 보여준다. 고려시대 도자공예의 예술성을 대표하는 것이다. 대상의 형상을 본떠 만든 상형청자는 아름다운 비색 유약과 빼어난 조형성, 높은 기술적 성취와 독자적 미감으로 한국문화의 정수로 꼽힌다.
상형청자에는 여러 형상이 입체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여기에 푸른 유약이 더해져 생동감까지 느껴진다. 최고의 제작 기술과 끊임없는 노력의 결정체로, 상형청자에는 세상이 담겨 있다. 우리는 푸른 그릇에 우리의 세상을 비춰보고 우리가 담고 싶은 세상을 생각해본다. 이번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 전에는 국내 25개 기관과 개인 소장가, 중국, 미국, 일본 3개국 4개 기관의 소장품 총 274건이 출품된다. 그중에는 ‘청각 투각 칠보무늬 향로’, ‘청자 사자모양 향로’ 등 국보 11건과, ‘청자 귀룡모양 주자’ 등 보물 9건, ‘청자 상감 국화무늬 조롱박모양 병’ 등 등록문화유산 1건 등이 포함돼 있다.
1부 ‘그릇에 형상을 더하여’에서는 상형청자가 등장하기 이전, 우리나라에 흙으로 특정한 형상을 빚는 ‘상형’의 전통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를 3~6세기 신라와 가야에서 만든 상형토기와 토우 장식 토기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2부 ‘제작에서 향유까지’에서는 상형청자가 등장한 문화적 배경과 제작, 유통, 다양한 소비 양상을 추적해본다. 발굴품은 남아 있는 경우가 드물지만 문헌기록이 많지 않은 상형청자 연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귀중한 자료다. 강진 사당리, 부안 유천리 가마터 발굴품, 태안 대섬, 보령 원산도 등의 발굴품을 포함하여 소개한다.
3부 ‘생명력 넘치는 형상들’에서는 상형청자의 형태와 아름다움을 살펴본다. 상상의 동물을 비롯하여 고려 사람들이 사랑하고 벗처럼 가까이 두고자 했던 다양한 동물과 식물을 소재로 한 상형청자를 엄선했다. 4부 ‘신앙으로 확장된 세상’ 섹션에서는 실용과 예술의 범주를 넘어 신앙적 바람을 담아낸 상형청자를 소개한다.
Info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특별전시실
기간: ~2025년 3월 3일
티켓: 월, 화, 목, 금, 일요일 10:00~18:00 / 수, 토요일 10:00~21:00
[글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63호(25.01.1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