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는 관세 20%인데 영국만 10%…"스타머 전략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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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2월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전달한 찰스 3세 국왕의 국빈 방문 초청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2월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전달한 찰스 3세 국왕의 국빈 방문 초청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폭탄'을 던진 가운데 영국은 기본관세(보편관세) 10%만 적용됐다. 영국 정부에선 키어 스타머 총리의 전략이 통했다는 자평이 나오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애초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에 20%의 관세율을 부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영국 재무부 산하 감시기구는 국내총생산(GDP)의 1%가 날아갈 수도 있다고 경고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에 관세 10%를 부과했다. 이웃 유럽연합(EU)에 부과된 20%의 절반 수준이다.

영국 총리실은 이를 스타머 총리의 전략이 들어맞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 정부 소식통은 "10%로 확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일단 안도했다. 훨씬 더 나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또한 미국이 약속한 것을 지켰다는 점도 중요하며 이러한 신뢰는 앞으로 정말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총리실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부'만 하고 사실상 실익은 얻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정부 내에서는 미국과의 관계를 정립하고 영국 측 논리를 적극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더라면 훨씬 더 불리한 관세가 부과됐을 거라고 주장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부터 강하게 비판해 온 부가가치세(영국의 경우 20%)를 관세 책정에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스타머 총리가 지난 2월 백악관 방문 시 직접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피력하면서 이를 막아냈다는 게 내부의 설명이다.

총리실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정치적 견해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을 삼가고 백악관과의 관계 구축에 힘썼으며, 관세 면제를 위한 경제 협상에 나서는 방어 전략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영국과 미국 간 무역 협상이 시작됐고, 스타머 총리가 2월 워싱턴을 방문해 첨단 기술 분야에 초점을 맞춘 협상안을 제시하면서 논의는 가속화했다. 이후 조너선 레이놀즈 산업통상 장관이 미국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만난 후 협상은 본격적으로 진전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미국과의 무역 협정을 체결해 관세 부과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최대 교역 파트너인 EU에 20%의 관세율이 부과된 만큼 연쇄 파급 효과를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우려한다.

아울러 10% 관세율도 더 낮추기 위해 미국 측과 협상을 진행하되, 실패할 경우에 대비한 보복 조치 검토에도 착수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우리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왔다. 미국과 논의 중인 협상은 진전을 보이고 있고, 기업들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국가 이익을 위한 결정이라면 어떤 방안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올여름 트럼프 대통령을 스코틀랜드에 초청하는 방안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총리실은 백악관에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가능 시점으로 6월 또는 8월 말∼9월 초로 두 가지 일정을 제안했다.

영국 왕실의 여름 별장인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찰스 3세 국왕이 직접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턴베리 리조트에서 골프를 치는 계획을 구상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방문과 양국 간 무역 협상은 직접 연결되진 않지만, 일부 영국 정부 관계자는 이러한 왕실 일정이 협상에 유용한 카드로 작용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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