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시장도 美 주식에 러브콜…34.6%로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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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미국 주식 러브콜이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 주식 시장 부진으로 한국 ETF 시장도 성장세가 주춤해진 가운데, 미국 주식 ETF로의 자금유입은 이어졌다.

3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11월 전 세계 ETF 시장으로 2065억 달러가 유입된 가운데 미국 ETF로의 자금 유입이 86.7%(1790억달러)를 차지했다. 이는 올해 평균 미국 ETF 유입 비중 61.6%를 크게 상회한 것이다.

미국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한국 ETF 시장에서도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우리나라 ETF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ETF 상장 종목 수는 2020년 468개에서 지난 10월말 기준 911개로 2배 늘어났고, 같은 기간 순자산은 52조원에서 163조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코스피 총 시가총액 대비 ETF 자산총액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같은 기간 2.6%에서 7.8%로 확대했다. 코스피 일평균거래대금의 33.6%를 ETF가 차지한다.

국내 주식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ETF 시장이 활성화된 배경에는 해외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ETF의 성장이 한 원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말 기준 국내 ETF 순자산 가운데 국내 자산 기초 ETF 비중은 65.4%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반면 해외 ETF는 연초 23.3%에서 34.6%로 불어났다. 올해 순자산 증가 상위 10개 중 4개가 미국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ETF다.

지난달 한국 ETF 시장에서 415억 달러(한화 약 5824억원)의 자금이 유출된 가운데서도 마지막 한주(22~28일)는 미국 주식 ETF를 중심으로 약 7억 달러가 유입됐다.

한국 ETF 시장은 지난 8월 이후 삼성전자 등 대형 전기전자(IT) 업종의 부진 탓에 주요국 대비 부진했다. 증시 내 IT 업종의 비중이 높은 한국 증시와 대만 증시의 차이를 보면 한국 ETF 부진의 이유가 명확해진다. 인공지능(AI) 기반 IT 업종에 대한 기대감으로 대만 ETF 시장에서는 지난 7~11월 150억7300만달러(21조 1564억원)가 유입된 반면, 같은 기간 한국 ETF는 24억 5800만달러(3조 4495억원) 유입에 그친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믿음이 강해지면서 한국 증시와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미 증시로의 자금 이탈은 더 가속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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