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키(오른쪽)와 다르빗슈가 2023년 WBC 우승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사사키 로키 SNS 갈무리 |
사사키 로키(24·지바롯데 마린스)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후보군이 압축된 가운데 다저스가 2번째 만남을 앞뒀다는 소식과 달리 샌디에이고는 여유만만한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15일(한국시간) "소식통에 따르면 다저스는 사사키 영입 최종 후보 중 그를 가장 최근에 만난 팀으로 이날 마지막 만남을 가졌다"고 전했다.
밥 나이팅게일은 "다저스와 파드리스는 지난 1년 동안 사사키 영입에 있어 압도적으로 유리한 팀이었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면서도 "샌디에이고는 사사키가 자신들에게 올 것이라고 신중하면서도 낙관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최고 시속 165㎞ 속구를 뿌리는 사사키는 '귀신 포크'라 불리는 압도적인 위압감의 스플리터를 앞세워 지바롯데에서 4시즌 동안 414⅔이닝을 던지며 524삼진을 잡아냈고 평균자책점(ERA) 2.02을 기록했다.
결정적으로 만 25세 이하 선수로 국제 유망주 자격으로 MLB 진출에 나서는 사사키는 MLB 구단들의 한정된 사이닝 풀 안에서 계약을 맺을 수 있고 3년 동안은 최저 연봉을 받아야 한다. '빅마켓'이라 불리는 팀들이 아니어도 누구나 욕심을 내볼 만한 '복권'인 셈이다.
사사키(오른쪽)와 오타니가 2023년 WBC 우승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사사키 로키 SNS 갈무리 |
20개가 넘는 구단에서 욕심을 낸다는 소리가 들려왔고 사사키와 직접적으로 만난 팀만 샌디에이고와 다저스를 비롯해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 시카고 컵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으로 한 손에 꼽기 힘들었다.
현지에선 사사키의 계약 시점으로 16일 이후를 예상했다. MLB 팀들의 제한된 보너스 풀이 리셋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사사키로선 계약 금액을 최대화할 수 있는 시점이 16일 이후다. 그 시기가 다가오며 후보군이 점차 좁혀졌다. 현지 매체의 각종 보도에 따르면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토론토만 남기고 모두 후보에서 제외됐다. 협상 마감일인 24일 오후 10시 사이에 사사키의 최종 행선지가 발표될 전망이다.
토론토는 여전히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경쟁 팀으로 꼽히고 있지만 현실적으론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사키는 현재 LA에 머물고 있는데 이 사실만으로도 다저스 혹은 샌디에이고와 계약을 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앞서 윈터미팅에서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우리는 매우 합법적인 경쟁자가 돼야 한다"며 "정말로 경쟁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실제로 결국 사사키가 파드리스 일원이 되길 바란다. 사사키에게 다가갈 많은 방법을 갖고 있고 그걸 실현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다. 우린 매우 낙관적이다"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는데 괜한 자신감이 아니란 게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주말 사사키와 두 번째 협상 테이블을 꾸렸는데 샌디에이고 홈구장인 펫코파크에서 투구를 하는 장면까지 포착되며 현지에선 파드리스행이 유력한 게 아니냐는 보도가 나왔다.
다저스도 충분히 가능성이 높은 팀이다.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대형 계약을 맺고 맹활약 중인 팀이고 향후 사사키가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천문학적인 금액을 안겨주기에도 있는 팀이다.
사사키 로키. /사진=지바롯데 마린스 SNS 갈무리 |
그럼에도 샌디에이고가 더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 매체 스포츠키다는 15일 전직 MLB 분석가인 스티브 필립스의 발언을 인용해 사사키의 샌디에이고행을 전망했는데 핵심적인 이유는 사사키의 우상으로 알려진 다르빗슈 유(39)의 존재감이었다.
필립스는 "샌디에이고, 그리고 토론토 같은 느낌이 확실히 든다"며 "왜냐하면 다르빗슈가 그의 롤 모델이라는 사실을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다르빗슈는 처음부터 삿키의 멘토였다"고 전했다.
강력한 경쟁 상대인 다저스가 있지만 필립스는 고개를 저었다. "그가 다르빗슈와 함께하는 것보다 다저스를 택할 것이라고 믿기 어렵다"며 "다저스와 파드리스를 분리해야 한다면 샌디에이고를 택해야 할 몇 가지 이유가 있다. LA에서 '오타니 브랜드'와 싸우지 않아도 된다"고도 설명했다. 다저스로 향한다면 오타니의 스타 파워에 가려질 수 있다고 풀이할 수 있는 발언이다.
사사키의 조기 MLB 진출에 다르빗슈의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다저스네이션은 "2023년에 사사키를 MLB로 데려오기 위해 청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다르빗슈의 존재는 샌디에이고가 사사키 영입에 가장 유력하다고 평가받는 중요 요인인데 일본 스타들이 다저스를 택하는 걸 보고 기뻐하지 않는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더구나 사사키는 지바롯데에서 언론의 뜨거운 관심에 부담을 느껴왔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다저스는 이러한 부담을 오히려 가중 시킬 수 있는 팀이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상대적으로 샌디에이고는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는 부분이 있다. 더불어 다저스보다 샌디에이고가 사사키에 더 집중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점도 매력적인 요인 중 하나다.
결정적으로 사사키가 중시하는 투수 육성 능력에서도 샌디에이고는 이미 검증이 끝난 팀이다. 다르빗슈 뿐아니라 마쓰이 유키까지 활약하고 있는 팀으로 빠른 적응에 있어서도 다저스에 밀릴 게 없는 팀이다.
사사키 로키. /사진=사사키 로키 SNS 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