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현재, 수술용 로봇은 단순 의료기기를 넘어 거대한 첨단 기술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과 그랜드뷰리서치 등의 2026년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수술 로봇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110억~120억달러(약 15조원) 수준에서 2030년 270억~290억달러(약 38조원) 규모로 연평균(CAGR) 17~21%의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배적 플랫폼의 힘: 인튜이티브서지컬과 ‘다빈치(da Vinci)’ 제국
수술 로봇 시장을 이해할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로봇 팔의 성능’이 아니라 ‘플랫폼의 힘’이다. 복강경 수술 로봇은 단순한 장비가 아니다. 수술실 공간, 술자 교육, 병원 운영 프로토콜, 소모품 공급망, 서비스 조직, 임상 데이터, 보험·수가 체계가 결합한 하나의 산업 생태계다. 이 관점에서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다빈치 시스템은 여전히 글로벌 복강경 수술 로봇 시장의 기준점이다.
2000년 복강경 수술 로봇 ‘다빈치’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인튜이티브는 현재까지도 이 시장의 절대적인 지배자다. 인튜이티브의 지배력은 숫자로 드러난다. 지난해 약 315만 건의 다빈치 수술이 시행됐고, 이 기간 매출은 약 100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올 1분기 말 기준 다빈치 수술 시스템 설치 대수는 1만1395대에 달했으며, 누적 수술 건수는 1200만 건을 돌파했다.
병원은 150만~250만달러에 달하는 고가의 초기 도입 비용을 지급하고 로봇을 구매하지만, 인튜이티브의 전체 매출 중 약 70% 이상은 수술마다 교체해야 하는 전용 기구, 소모품, 연간 유지보수 계약에서 나온다. 여기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인튜이티브의 진정한 힘은 로봇 하드웨어의 우수성보다 ‘플랫폼 잠금 효과(lock-in effect)’에 기반한 강력한 생태계라는 것이다.

3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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