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④ MARKET]견고한 '다빈치' 제국의 독점 속 모듈화로 영토 넓히는 도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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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의학의 패러다임은 개복 수술에서 복강경 수술로, 이제는 ‘로봇 보조 최소침습수술(RAS)’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이 거대한 시장의 중심에는 ‘연조직 복강경 수술’이 있다. 이 분야는 지난 20여년간 단 하나의 기업이 지배했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다빈치(da Vinci)’ 시스템이다. 하지만 최근 강력한 자본과 새로운 기술 철학으로 무장한 다국적 의료기기 기업이 연이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 글에서는 지배적 플랫폼의 높은 진입 장벽과 이를 돌파하려는 신규 도전자의 전략을 심층 분석한다.

2026년 현재, 수술용 로봇은 단순 의료기기를 넘어 거대한 첨단 기술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과 그랜드뷰리서치 등의 2026년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수술 로봇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110억~120억달러(약 15조원) 수준에서 2030년 270억~290억달러(약 38조원) 규모로 연평균(CAGR) 17~21%의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배적 플랫폼의 힘: 인튜이티브서지컬과 ‘다빈치(da Vinci)’ 제국

수술 로봇 시장을 이해할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로봇 팔의 성능’이 아니라 ‘플랫폼의 힘’이다. 복강경 수술 로봇은 단순한 장비가 아니다. 수술실 공간, 술자 교육, 병원 운영 프로토콜, 소모품 공급망, 서비스 조직, 임상 데이터, 보험·수가 체계가 결합한 하나의 산업 생태계다. 이 관점에서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다빈치 시스템은 여전히 글로벌 복강경 수술 로봇 시장의 기준점이다.

2000년 복강경 수술 로봇 ‘다빈치’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인튜이티브는 현재까지도 이 시장의 절대적인 지배자다. 인튜이티브의 지배력은 숫자로 드러난다. 지난해 약 315만 건의 다빈치 수술이 시행됐고, 이 기간 매출은 약 100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올 1분기 말 기준 다빈치 수술 시스템 설치 대수는 1만1395대에 달했으며, 누적 수술 건수는 1200만 건을 돌파했다.

병원은 150만~250만달러에 달하는 고가의 초기 도입 비용을 지급하고 로봇을 구매하지만, 인튜이티브의 전체 매출 중 약 70% 이상은 수술마다 교체해야 하는 전용 기구, 소모품, 연간 유지보수 계약에서 나온다. 여기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인튜이티브의 진정한 힘은 로봇 하드웨어의 우수성보다 ‘플랫폼 잠금 효과(lock-in effect)’에 기반한 강력한 생태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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