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력 수업』은 저서 『넛지』로 유명한 세계적인 행동경제학자인 캐스 선스타인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지난 30년간 연구해온 행동경제학을, 사람들의 의사결정 행위를 중심으로 다시 정리한 책이다.
이성적인 결정에도 감정이 개입한다
『결정력 수업』
식사 메뉴 정하기부터 선거까지 우리는 일상에서 크고 작은 결정들을 내린다. 저자는 광범위한 분야를 넘나들면서 어떤 결정 방식이 합리적이고, 의사결정 과정에서 사람들이 어떤 함정과 모순에 쉽게 빠지는지 등을 두루 살핀다.
책은 신중한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이차적 결정’ 전략에 대해 소개한다. 어떤 결정을 내릴 때 그 과정을 두 단계로 나눠서 접근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어떤 결정을 내리기에 정보가 부족할 때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가에게 판단을 위임하는 것도 일종의 이차적 결정이다. 과감하게 행동할 때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때 실수를 범할 가능성이 더욱 높기 때문에, 결정을 내리기 전 고려해야 할 사항을 최대한 다양하게 검토해봐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어떤 결정에는 나 자신 말고도 여러 사람의 이해관계가 얽히는 경우가 많고, 우리는 때때로 인지 편향에 빠지곤 한다. 또 상황에 따라 감정이 중요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선스타인 교수는 사람보다 일관성이 높고 편향성이 적은 알고리즘에 의한 결정을 지지한다. 그러면서도, 결국 최종적인 결정은 우리가 스스로 내려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결국 가장 현명한 선택은 자유로운 인간의 주체성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친구 같은 부모 아래, 연약한 괴물로 자라는 아이
『부서지는 아이들』
“제이미, 장난감 던지지 않아요. Don’t do that. 엄마 눈 봐요. 충분히 다 울었어? 엄마랑 소통할 수 있겠어?” 개그맨 이수지가 유튜브에서 패러디해 화제가 된 대치동 엄마의 대화법이다. 장난감을 던지며 생떼를 쓰는 아이를 혼내지 않고, 차분하게 소통을 시도한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의 감정과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이 시대 부모의 노력이 짠하다.
하지만 이러한 전례 없는 세심한 배려와 돌봄은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 아이들은 친구를 사귀는 일부터 시간을 지키는 것까지 기본적인 일을 스스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안정하고, 무기력하고, 자기만 아는 ‘연약한 괴물’로 자라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유명 탐사 저널리스트 애비게일 슈라이어는 ‘감정 존중 양육’과 ‘다정한 부모’라는 환상이 어떤 처참한 결과를 낳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아이들이 일상의 스트레스와 좌절을 경험하지 못하게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문제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부모가 스스로 권위를 내려놓음으로써 통제권을 잃었고 자녀에게 약자로 전락했다고 저자는 꼬집는다.
[글 송경은 매일경제 기자] [사진 각 출판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7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