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인공지능(AI)이 만든 작품은 과연 예술일까. 아무렇게 마구 그린 그림을 AI가 유명 작가의 화풍으로 바꿔 준다면. 고전 명작을 AI가 재해석하면 어떤 모습일까.
AI가 몰고 온 콘텐츠 산업의 변화상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 오늘(31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해 2일까지 열리는 ‘AI 콘텐츠 페스티벌 2024’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AI로 만나는 새로운 콘텐츠 세상’을 주제로 AI 콘텐츠 창작의 활성화와 대중화를 위해 올해 첫선을 보이는 행사다.
AI 기술을 활용해 표현력의 한계를 뛰어넘은 AI 콘텐츠 120여 종이 총출동한다. AI가 콘텐츠 업계와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과 변화를 직접 확인하고 체험해 볼 수 있다. 행사장인 코엑스 2층 더플라츠와 스튜디오159에선 사흘간 전시·체험 외에 국내외 AI·콘텐츠 분야 전문가 20여 명이 콘퍼런스, 워크숍 등을 릴레이로 진행한다. 창작자 등 콘텐츠 업계, 기술력을 갖춘 테크 기업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제휴·협력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네트워킹 파티도 연다.
‘AI 콘텐츠 페스티벌 2024’ 주요 연사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AI 콘텐츠의 혁신과 논란을 이야기하다
메인 프로그램인 콘퍼런스는 ‘AI 콘텐츠의 창의성과 역할에 대하여’를 주제로 포문을 연다. 암스테르담에 있는 세계 최초 AI 미술관 ‘데드 엔드 갤러리’의 공동 창립자 콘스탄트 블링크먼이 ‘AI는 창의적일 수 있는가’를 주제로 예술과 AI의 융합 가능성에 대해 짚어본다. 블링크먼은 AI가 제작한 작품만을 전시하는 파격적인 콘셉트의 AI 미술관을 설립해 콘텐츠 업계와 예술계에 ‘AI가 만든 결과물을 예술로 인정할 것인가’라는 논쟁을 불러일으킨 인물이다.
블링크먼의 기조강연에 뒤이어 ‘창작과 산업의 경계에서 AI를 바라보다’를 주제로 한 대담이 열린다. AI 기술이 콘텐츠 창작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대담 코너엔 ‘공포의 외인구단’, ‘아마게돈’ 등의 작가 이현세 만화가가 패널로 무대에 올라 ‘작가가 사라져도 작품이 AI를 통해 영생할 수 있다면?’이라는 철학적인 화두를 던진다. 자신의 화풍을 학습한 AI가 과거 작품을 리메이크하는 ‘이현세 AI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이현세 작가, 한창완 세종대 교수, 박석환 재담미디어 이사가 패널로 나서 AI가 만화 산업과 지적재산권(IP)에 미치는 영향을 얘기한다.
‘AI 콘텐츠 창작 사례’ 콘퍼런스에선 게임과 음악, 버추얼 휴먼 등 다양한 분야의 AI 콘텐츠 창작 사례를 통해 향후 발전 방향을 모색한다. 이어지는 ‘AI 콘텐츠, 새로운 정의를 위하여’ 세션에선 고인선 변호사가 연사로 나서 국내외 콘텐츠·AI 업계의 최대 이슈인 ‘AI 콘텐츠 저작권’의 법적·윤리적 문제를 짚어보고 해결 방안을 살펴본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딱딱한 전시는 그만…재미나고 신나는 AI 체험
행사의 하이라이트 코너는 예술과 음악·버추얼, 게임, 뉴콘텐츠, 웹툰, 영상 분야 AI 콘텐츠가 총출동한 전시·체험존이다. 총 120여 종의 최신 AI 콘텐츠를 6가지 테마로 나누고 존(Zone)마다 슬로건 형태의 타이틀을 붙여 이해도와 몰입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6개 테마 존 가운데 예술을 소재로 한 ‘꿈의 경계를 넘다’는 AI가 재해석한 예술 작품과 창작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웹툰을 소재로 한 ‘터널 증후군은 없다’ 존에선 AI를 활용한 만화 창작 과정의 변화상을 엿볼 수 있다.
AI 기술을 이용해 몰입도를 높인 다양한 콘텐츠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영상 테마의 ‘상상 초월 이야기에 빠지다’는 AI가 제작한 몰입형 영상 콘텐츠를 선보인다. ‘또 다른 나에게 열광하다‘에선 버추얼 휴먼 기술로 탄생한 K팝 아이돌 그룹의 노래와 퍼포먼스(댄스), ‘몰입 세계로 여행하다’에선 오감을 자극하는 인터랙티브 뉴(New) 콘텐츠를 만나 볼 수 있다. 게임이 메인 테마인 ‘AI와 함께 세계정복’ 존에선 직접 게임 속 주인공이 돼 악당을 물리치고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되고, 미소녀로 변신하는 이색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스튜디오 컬럼의 AI 창작 영상 ‘BEYOND’ |
현직과 예비 창작자의 AI 활용을 높여줄 프로그램도 예정돼 있다. 1일 스튜디오159에선 AI 기반 콘텐츠 창작 사례와 기법을 알려주는 ‘뉴콘텐츠 아카데미’, AI 기술을 접목해 제작한 영상을 해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AI 창작 영상 GV 세션’, 생성형 AI 추리게임 개발 스토리를 들려주는 ‘AI 게임 세션’ 등 창작 워크숍이 진행된다. 매일 오후 2시 더플라츠 전시·체험존에선 크리에이터 ‘킵콴’이 생성형 AI 앱(캐럿)을 이용해 개인 프로필 사진, 휴대폰 배경화면 등 자신만의 이미지를 만들어 보는 ‘크리에이터 미니 클래스’도 진행한다.
‘AI 콘텐츠 페스티벌 2024’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다. 입장료는 무료이지만, 기조강연과 콘퍼런스, 창작 워크숍 등은 행사장 입구에 마련된 등록대에서 현장 등록을 해야만 참여할 수 있다. 31일 기조강연과 대담, 콘퍼런스는 한국콘텐츠진흥원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생중계한다. 프로그램 일정 등 AI 콘텐츠 페스티벌 2024 관련 자세한 사항은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