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제조하기 위해 관련 부품과 장비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자 소재 기업도 ‘슈퍼을(乙)’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기업 또한 연쇄 효과를 누리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AI 반도체 필수 소재인 고성능 동박적층판(CCL) 대표 주자로는 두산 전자BG가 꼽힌다. 동박을 절연재와 결합해 만든 CCL은 반도체 신호 손실과 발열을 최소화하는 기판이다. 두산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반도체 ‘블랙웰’에 CCL을 공급한 데 이어 다음 세대인 ‘루빈’에도 납품할 예정이다. 경쟁사인 대만 EMC를 제치고 품질 검증에 성공해 기술 격차를 빠르게 벌리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주목받으며 관련 특수 소재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메모리 여러 층을 쌓아 올린 HBM 수율을 잡으려면 불순물을 최소화한 고순도 소재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한솔케미칼과 솔브레인이 웨이퍼에 회로를 만들고 이물질을 제거하는 식각·세정 공정에서 쓰는 고순도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HBM발 수요가 늘어나면서 두 회사는 올해 매출 1조원 클럽 진입을 눈앞에 뒀다. 반도체와 기판을 연결하는 소재 ‘솔더볼’을 국산화한 덕산하이메탈도 일본, 대만이 양분한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차세대 소재인 유리기판은 반도체 제조 생태계를 뒤흔들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이 기판은 기존보다 전력 효율을 30% 끌어올리면서도 데이터 전송 속도를 대폭 높일 수 있어 여러 기업이 앞다퉈 상용화에 나섰다. 국내에선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을 필두로 SKC, 와이씨켐 등이 유리기판 양산을 추진 중이다. SKC는 미국 조지아주에서 AMD에 납품할 제품 품질을 테스트하는 등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반도체의 신경망’ 역할을 하는 인쇄회로기판(PCB)도 수요가 폭증하는 분야다. 심텍과 대덕전자가 1, 2위를 다투며 국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동진쎄미켐은 초미세 회로를 제조하는 극자외선(EUV) 공정에 쓰이는 소재인 포토레지스트(감광액)를 국산화한 업계 강자다.
해외에서도 소재 기업 위상은 올라가고 있다. 일본 국부펀드 산업혁신투자기구(JIC)가 포토레지스트 세계 1위 기업 JSR을 인수해 집중 육성하는 게 한 예다. 미국 인테그리스와 프랑스 에어리퀴드는 반도체 금속 배선 소재인 몰리브덴 전구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원종환/이광식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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