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노동포럼 ‘일하는 사람 기본법·근로자 추정제’ 토론회
3.3% 사업소득자 869만명 중 산재보험 적용 16.1% 그쳐
“기본법으론 부족…근로자 오분류 막을 추정제 병행” 주장
플랫폼 노동자와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등 이른바 ‘제도 밖 노동자’ 870만명 가운데 산재보험 적용률이 16% 수준에 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용 형태와 계약 명칭에 관계없이 일하는 사람에게 사회보험을 당연 적용하는 내용을 ‘일하는 사람 기본법’에 담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회의원 연구단체 국회노동포럼은 17일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일하는 사람 기본법과 근로자 추정제의 올바른 입법방향’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로 추진되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 제정과 근로자 추정제 도입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연구책임의원인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축사에서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모든 노동을 포괄하는 기본법으로서 선언적 규정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기본법이 넓은 지향점이라면 근로자 추정제는 구체적 권리를 찾아주는 정밀한 열쇠”라고 강조했다.
첫 발제를 맡은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은 국세청 인적용역 사업소득 3.3% 귀속납부자 869만명을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예술인 등 비임금노동자의 모집단으로 설정했다. 김 소장에 따르면 이 중 산재보험 적용자는 약 140만명, 고용보험 적용자는 약 89만명으로 적용률은 각각 16.1%, 10.3%에 그쳤다.
김 소장은 일하는 사람 기본법에 사회보험 당연가입 원칙을 도입할 경우 산재보험은 약 729만명, 고용보험은 약 780만명이 새로 사회안전망에 편입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그는 “기본법이 실제 이행되려면 사회보험 당연가입 규정을 통해 실효적 정책으로 설계돼야 한다”며 “임의 규정이나 노력 의무에 그치면 현재의 저조한 가입·수급 실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막대한 재원이 소요된다는 점은 입법 과정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 소장의 추계에 따르면 869만명 비임금노동자를 사회보험에 편입할 경우 산재보험 신규 적용에 약 2조1000억원, 고용보험 신규 적용에 약 3조원이 필요해 사회보험 확대에만 약 5조1000억원의 재원이 들어간다.
특히 모성보호 영역의 부담은 더 크다. 당연 가입이 적용되면 연간 재정 소요는 약 5조7000억~8조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육아급여까지 신설하면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어 단계적 시행과 보험료 지원, 수급요건 정비가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두 번째 발제자인 박은정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는 사용자가 근로기준법상 책임을 회피하는 ‘가짜 3.3 계약’을 차단하려면 추정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박 교수는 근로자 추정제만으로 근로자 개념의 외연을 넓히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그는 현행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정의인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에서 ‘임금’을 ‘노무제공의 대가’로, ‘근로’를 ‘노무’로 바꾸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플랫폼 노동처럼 특정 사업장에 고정되지 않는 노동 형태까지 포괄하려면 근로자 정의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산업계는 신중론을 폈다. 김홍성 한국경영자총협회 노사관계법제팀장은 노무제공 형태가 다양한 만큼 보호 방안도 구체적 특수성을 고려해야 하며, 근로자 추정제 도입은 법적 분쟁을 양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유나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장도 “근로자 추정제는 근로자성 외연 확장의 취지에서 출발한 것은 아니다”라며 “계약 관행을 바로잡는 것부터 시작하자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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