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궁금했는데 너무 좋아요. 건물도 멋있고 전통 놀이 체험도 재밌어요."
9일 굳게 닫혔던 중국 베이징 주중한국대사관저의 문이 활짝 열렸다. 어린이날을 기념해 주중한국대사관이 대사관저를 '작은 한국'으로 꾸민 뒤 전면 개방한 덕분이다.
평소 일반인이 쉽게 들어갈 수 없던 대사관저 안뜰은 각 행사 부스를 찾아 다니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잔디밭 한쪽에서는 아이들이 투호 놀이를 체험하기 위해 줄을 섰고, 다른 쪽에서는 딱지치기와 알까기, 활쏘기 체험이 이어졌다.
삐에로가 즉석에서 만들어준 색색의 풍선을 든 어린이들이 캐릭터 인형을 따라 뛰어다녔고, 얼굴에 페이스페인팅을 한 아이들이 부모에게 손을 흔들며 포토존 앞으로 달려갔다.
외교 공간이 교민 사회 소통의 장으로
대사관저는 이날 하루 '외교 공간'이라기보다 베이징 교민 사회 소통의 장에 가까웠다. 한쪽에서는 떡볶이와 만두, 한입쌈 삼겹살, 달고나, 팝콘, 아이스크림이 차례로 제공됐다.
아이들은 손에 아이스크림을 들고 보물찾기 구역에서 뛰어다녔다. 아이들과 함께 현장을 찾은 부모들은 "베이징에서 이렇게 한국 어린이날 분위기를 느끼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이날 주중한국대사관의 어린이날 행사는 7년 만에 재개된 대규모 교민 행사다. 당초 500명 안팎의 참석을 예상했지만 신청자만 1000여명에 달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랫동안 중단됐던 어린이날 행사가 다시 열린다는 소식에 베이징 교민 사회가 크게 호응했다.
특히 이번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장소였다. 대사관저는 외교 행사와 공식 의전이 이뤄지는 공간이다. 교민에게 전면 개방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하지만 노재헌 주중한국대사가 "교민에게 열려 있는 공간이 되고 싶다"며 "닫혀 있는 관저는 의미가 없다"는 취지로 관저 개방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대사관저는 일부 구역만 제한적으로 여는 방식이 아니라 어린이날 행사를 위해 교민들에게 폭넓게 개방됐다. 대사관저가 교민 사회와 직접 만나는 접점으로 바뀐 셈이다.
노재헌 "닫힌 관저 의미 없어" 관저 개방 결정
노 대사는 이날 행사장 곳곳을 직접 돌며 아이들과 어울렸다. 무대 인사에만 머물지 않고, 아이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둘러보고 음식도 직접 나눠줬다.
행사 구성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체험·교육·공감 프로그램으로 짜였다. 개막 퍼포먼스, 대형 비빔밥 만들기, 합창단 공연, 태권도 시범, 댄스 공연, 매직쇼 등이 줄줄이 이어졌다. 대형 비빔밥 퍼포먼스는 한국 음식과 공동체 문화를 동시에 보여주는 상징적인 프로그램으로 평가됐다.
전통 놀이 체험 구역은 이날 가장 붐빈 공간 중 하나였다. 투호, 딱지치기, 활쏘기, 알까기, 신발 던지기 등은 한국의 명절이나 운동회에서 볼 수 있는 놀이다. 중국에서 자라는 한국 아이들에게는 한국 문화를 몸으로 익히는 기회가 됐다. 부모들도 어린 시절 운동장과 골목에서 즐기던 놀이가 떠오른다면서 크게 호응했다.
대사관저 주변을 지나던 중국인과 외국인들도 행사에 관심을 보였다. 관저 안에서 들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행사장 안내, 한국 음식 냄새, 전통놀이 장면이 자연스럽게 외부의 시선을 끌었다. 일부 행인들은 관저 주변에서 안쪽을 바라보며 행사가 무엇인지 묻기도 했다.
이번 행사는 최근 주중대사관이 강조해 온 교민 소통과 공공외교의 연장선으로도 읽힌다. 주중대사관 관계자는 "교민 사회 입장에서 대사관은 생활의 안전망이자 한국과 연결 통로"라며 "해외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한국어, 한국 음식, 한국 놀이, 한국식 공동체 문화를 한 자리에서 경험했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는 문화 교육의 성격도 지녔다"고 설명했다.
중국 내 한국 교민 사회는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 팬데믹, 한·중 관계 변화, 기업 환경 변화 등의 굴곡을 겪었다. 베이징에서 열린 한국식 공동체 행사에 교민들의 반응이 뜨거웠던 배경이다.
베이징에서 10년째 거주 중인 한 한국 기업 주재원은 "어린이날을 계기로 오랜만에 열린 한국식 봄 축제에 아이들이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며 "유사한 행사가 자주 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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