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 은퇴공연 정치적 발언 비판
김갑수 “가장 비열, 중립행보 아냐”
“한국 일반적인 70·80대 노인 정서”
“한국성장은 강한 독재자가 강한 힘으로
조선놈 때려잡아서 성공했다고 인식”
문화평론가 김갑수(66)가 최근 은퇴 콘서트에서 정치권을 비판한 가수 나훈아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13일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는 [열받은 김갑수 “나훈아는 교활한 노인”]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날 김갑수가 출연한 영상에서 MC 최욱은 “나훈아가 은퇴 공연장에서 내란사태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근데 지금 상황이 워낙 엄중하다 보니까 논란이 되고 있다”며 “지금은 내란을 진압하는 과정인데 한쪽은 벌겋고 한쪽은 퍼렇고 이런 이야기가 왜 나오냐”고 물었다.
이에 김갑수는 “가장 비열한 거다. 중립 행보라기보다 자기는 어느 쪽의 편을 들고 있는데 입장 곤란할 때 저렇게 피해간답시고 저렇게 한 거다”라며 나훈아의 발언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훈아가 78세다. 그러니까 유명인이자 78세 먹은 한 노인의 음성으로 들어야한다”며 “ ‘그 또래 노인들은 왜 그럴까?’라는 관점에서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갑수는 “태극기 집회 노인들, 집회까지는 안나가더라도 한국에 사는 일반적인 70·80대 노인들의 일반적인 정서”라고 말했다.
이어 “경험적으로 이분들도 계엄령이 발동되면 민주주의 체제는 없어지고 개인 인권·자유가 사라지는 것을 안다”면서 “그러나 그런데 ‘자유민주주의가 밥먹여주냐’는 것이 이들의 제일 큰 인식”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에게는 민주주의 체제하에에서 작동되는 현대사회가 굉장히 거추장스럽고 불편하고 사치스러운 것으로 생각한다”며 “거기에 하나 더 추가하자면 ‘조선놈은 강하게 때려 잡아야 말을 듣고 그래야 나라도 발전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분들은 한국이 최저 빈국에서 선진국으로 오기까지 강한 독재자들이 강한 힘으로 조선놈들을 때려 잡아서 여기까지 성공했다고 생각한다”며 “이 인식이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진행자 최욱이 “그거는 그야말로 노예 근성 아니냐”고 묻자, 김갑수는 “가장 노예스러운 것이며 거기에는 뿌리깊은 유전자가 있다”고 노예의식에 대한 역사적인 이야기를 이어갔다.
김갑수는 “조선조를 보면 신료들은 중국을 어버이의 나라로 여겼고, 일본이 힘이 세져서 들어오니 만세를 외쳤고, 지금은 미국이 득세하니까 집회나가 성조기를 흔든다”며 “이 유전자가 계속 유전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젊은층들 40·50대까지는 민주주의 효용성을 경험해서 정상적인 서방 민주주의가 온당하다는 것을 깨우쳤다”고 말했다.
반면 “70·80대는 안변한다. 그러니까 나를 반대하는 세력은 옛날에는 ‘발(빨)갱이’했으면 됐는데 현실에서 ‘발(빨)갱이’가 잘 안먹히니까 온갖 억지 소리를 하는 것”이라며 “나훈아씨가 경상도·전라도 일당독재라는 다른 논점을 들며 물타기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나훈아는 지난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라스트 콘서트-고마웠습니다!’ 공연에서 최근의 정치 상황을 두고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다”라고 말한 뒤 왼쪽 팔을 가리키며 “니는 잘했나”라고 일갈했다. 해당 발언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자 야권 인사들은 SNS에 잇달아 비판 입장을 냈다.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왼쪽이 잘한 게 없으니 비상계엄도 그냥 넘어가잔 건가”라고 비판했고, 이언주 최고위원은 “왼팔이든 오른팔이든 다 몸에 필요한, 없으면 안 되는 존재다. 그런데 오른팔이 감염돼 썩어가기 시작하면 (어쩔 텐가)”라고 물었다. 김원이 의원은 “한평생 그 많은 사랑 받으면서도 세상일에 눈 감고 입 닫고 살았으면 갈 때도 입 닫고 그냥 갈 것이지 무슨 오지랖인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인 김영록 전남지사도 “나훈아는 모두가 인정하는 국민가수고 나 또한 그의 찐팬이지만 요즘 탄핵 시국 관련 발언은 아무리 팬이어도 동의하기 어렵다”며 “양비론으로 물타기하고 사회 혼란을 부추길 일이 결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가수 나훈아는 12일 마지막 공연에서도 “내 이야기를 두고 야당 국회의원인지 뭔지 입다물라고 하더라”며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나훈아는 야권 정치인들의 비판에 “(관객) 여러분이 나한테 뭐라 하는 건 내가 인정하지만, 저것들이 뭐라 하는 건 내가 절대 용서 못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왼팔과 오른팔을 들어 보이며 “(왼쪽) ‘니는 잘했나’의 뜻은 그래, (오른 쪽이) 별로 잘한 건 없어. 그렇지만 (왼쪽) 니는 잘했나란 이야기였다”며 “그걸 갖고 또 딴지를 걸고 앉아 있다”고 비판했다.
나훈아는 “국회의원인지 무슨 도지산지 잘 들어라”며 “안 그래도 잘려 있는 (분단된) 나라에서 선거 때 보면 한쪽은 벌겋고 한쪽은 퍼렇고. 이런 미친 짓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여러분, 저한테 1년만 시간을 딱 주면 제가 우찌 하나 보이소. ‘경상도에서 나고 자란 경상도 출신은 전부 전라도 가서, 전라도 출신은 전부 경상도 가서 국회의원 나와라’ 법으로 이래 정해버리는 기라”라며 “그래 해서라도 동서 화합이 돼야지요. 안 그래도 잘리(잘려) 있는 나라에서 이기 뭐하는 짓입니꺼”라고 덧붙였다.
나훈아는 “이런 나라를 물려주면 절대 안 된다. 갈라치기는 안 된다”며 “우리 어머니는 형과 내가 싸우면 둘을 똑같이 팼다. 네가 잘했니 못했니 할 거 없다. 전부 패야 된다. 우리 어머니 하신 것처럼 회초리를 싹 갖고 있다가 필요할 때 꺼내서 바로 패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객석을 향해 “나를 뭐라 카는 저것들, 지 일이나 똑바로 하지! 어따 대고 으른(어른)이 이야기 하는데. 맞제?”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