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진단 후 주 3회 복싱 수업프루스트 소설 7년간 읽고 새 작품 집필노벨상 발표 당시 집 청소 중…“숲길 산책할 것” 등록 2026-10-12 오후 4:00:04 수정 2026-10-12 오후 4:32:12 가 가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백발에 검은색 복싱 글러브를 낀 여성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허공을 향해 잽을 날린다. 올해 76세인 이 여성의 정체는 다름 아닌 202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앤 카슨이다. 시와 소설, 에세이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적인 작품으로 세계 문학계를 사로잡은 그가 70대에 새롭게 도전한 운동은 복싱이다. 파킨슨병으로 글씨 쓰기조차 어려워진 그는 일주일에 세 차례 복싱 수업을 받으며 병과 싸우고 있다.202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앤 카슨(사진=영국 ‘런던 리뷰 오브 북스’ 홈페이지).미국 프린스턴대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카슨은 지난해 11월 프린스턴대에서 열린 문학 강연에서 복싱 실력을 깜짝 선보였다. 남편인 예술가 로버트 커리의 도움을 받아 검은색 글러브를 착용한 그는 관객들 앞에서 주먹을 뻗으며 복싱 동작을 시연했다. 강연 도중 문학의 형식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형식의 멋진 점은 형식도 반격한다는 것”이라는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놨다. 카슨이 복싱을 시작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뒤 몸의 움직임이 예전 같지 않아지면서다. 손과 눈의 협응력과 동작의 순서를 훈련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복싱을 선택했다. 카슨은 2024년 영국 문예지 ‘런던 리뷰 오브 북스’에 기고한 글에서 병으로 인해 글씨 쓰기가 어려워진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프린스턴대 강연에서 죽음을 ‘검은 문’에 비유하면서도 누군가 자신의 손에 복싱 글러브를 끼워주는 순간만큼은 그 문에 대한 걱정을 잊게 된다고 말했다. 병으로 인한 신체적 한계 앞에서도 새로운 움직임을 배우며 삶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카슨의 남다른 면모는 독서 습관에서도 드러난다.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대하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무려 7년에 걸쳐 읽은 그는 책을 모두 읽고 난 뒤 일종의 ‘금단증상’을 겪었다고 한다. 소설 속 세계에서 빠져나온 일상이 너무나 무미건조하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결국 작품 속 인물 알베르틴을 소재로 새로운 작품 ‘알베르틴 워크아웃’을 집필하며 프루스트의 세계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어갔다. 202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앤 카슨(사진=프린스턴대 홈페이지).작품...
“76세 할머니가 잽잽?”…복싱 글러브 낀 노벨문학상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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