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에 2시간 빼곡히 28곡 열창…조용필이 ‘가왕’인 이유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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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Y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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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에 ‘오빠’라 불리는 사람 있으면 나와 봐!”

조용필에게 74세의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했다. 23일 오후 6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정각에 시작한 콘서트 무대 정중앙에 선 그는 한 번도 자리를 벗어나지 않은 채 2시간 내리 앵콜곡 2곡을 포함, 무려 28곡을 열창했다. 다른 콘서트에서 으레 등장하는 게스트나 막간 토크도 없었다. 한 곡이 끝나기 무섭게 다음 곡의 전주가 튀어나왔다. 56년째 무대를 지키는 조용필의 ‘힘’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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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밴드 ‘위대한 탄생’과 함께 연말 공연을 펼쳐온 조용필은 이번 공연에 ‘정규 20집 발매 기념’이란 의미를 더했다. 그런 만큼 지난달 22일 발매한 20집의 타이틀곡 ‘그래도 돼’와 수록곡 ‘찰나’ 등을 처음으로 무대에 올렸다. “주변 사람들의 수많은 요청”으로 한동안 공연에서 선보이지 않던 ‘난 아니야’를 공연 전날 리허설에서 추가하는 등 세트 리스트도 오랜 시간 고심했다.

공연장 뒤편을 꽉 채운 커다란 배경에 히트곡 제목만 나열해도 빈틈이 없을 정도로 ‘히트곡 부자’인 조용필은 관객들에게 “노래방 온 셈 치고 함께 불러 달라”며 노련하게 호응을 유도했다. 때때로 직접 일렉트로닉 기타를 메고 밴드와 협주하며 ‘영원한 오빠’의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덕분에 허리가 굽은 어르신부터 5세 어린이 관객까지 “오빠!” “형!”을 외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다 함께 춤을 추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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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을 한국 대중가요사 최초로 밀리언셀러 자리에 올린 ‘단발머리’ ‘창밖의 여자’를 비롯해 ‘친구여’ ‘못찾겠다 꾀꼬리’ ‘여행을 떠나요’ 등 인기곡이 흘러나올 땐 관객들의 ‘떼창’이 공연장 가득 울려 퍼졌다. 그가 무대를 떠난 뒤에도 관객들이 7분여 간 “앵콜”을 연호하자 조용필은 다시 나타나 ‘꿈’과 ‘바운스’까지 열창한 후에야 홀연히 무대 아래로 내려갔다.

이번 20번째 앨범을 “나의 마지막 정규 음반”이라 선언했던 조용필의 지난날을 돌이키기에 2시간은 턱없이 부족했지만, 이번 공연은 여전히 뜨거운 그의 음악 열정을 눈과 귀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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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은 무대에서 “지금까지 20장의 앨범을 냈고, 연계 앨범을 따지면 그보다 더 많은 음반을 냈지만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 저로서는 최선을 다 했다”면서 “관객과 함께 노래하고 싶었다. 모두와 함께 노래하는 게 내겐 힘이 된다”며 관객을 향한 애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는 ‘20집 발매 기념 조용필&위대한탄생 콘서트-서울’을 30일과 12월 1일에도 이어간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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