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법무부는 ‘과밀수용 체험’을 통해 여러 명의 재소자가 함께 이용하는 교도소 혼거실을 공개했다. 방 하나로 이뤄진 공간 안에는 개인별 관물대와 이불, 공용 TV, 라디오가 있었다. 화장실은 1개뿐이었다. 교도관들은 “10여 명이 함께 지내다 보니 아침마다 화장실을 쓰기 위한 ‘전쟁’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배식과 식사, 설거지까지 모두 이 공간에서 이뤄진다. 짧은 시간에 사용이 몰리면서 물이 끊기는 일도 잦다. 이날 낮 12시 25분, 기자들이 점심 식사 후 식판을 씻으려 했지만 수돗물이 나오지 않았다. 교도관은 “사람이 많다 보니 아래층에서 먼저 물을 많이 써 일시적으로 끊긴 것 같다”고 했다.
과밀수용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17일 기준 전국 58개 교정시설 수용 정원은 5만614명. 하지만 현재 실제 수용돼 있는 인원은 6만3842명으로 수용률은 126%를 넘어섰다. 수감자가 많은 편인 안양교도소의 경우 정원 1700명에 현원은 2284명(134.4%)에 달한다.좁은 공간에 많은 인원이 머무르다 보니 마찰도 잦아질 수밖에 없다. 교정시설 내에서 폭력 등 갈등을 일으켜 ‘조사·징벌’을 받게 된 인원은 2022년 1830명에서 매년 늘어 지난해 2870명으로 집계됐다. 5년 새 56.8% 급증한 수치다. 교정 당국은 “여름철에는 더위까지 겹쳐 상황이 더 악화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일부 수용자는 혼거실을 피하려고 일부러 소동을 일으켜 독거실로 옮겨가기도 한다. 그러나 독거실 수요가 늘면서 최근 안양교도소에서는 36개 독거방에 61명이 들어가 한 방에 2~3명이 생활하고 있다. 독거실이라고 쾌적한 것은 아니다. 독거실 면적도 4.13㎡(약 1.3평)로 성인이 몸을 뻗기에도 빠듯한 수준이었다. 방 안 화장실에서는 내내 악취가 풍겼다.

과밀뿐 아니라 시설 노후화도 문제다. 이날 살펴본 교도소 내부 벽지 곳곳에는 곰팡이가 퍼져 있었고, 창틀은 페인트칠이 벗겨져 너덜거렸다. 한 교도관은 “1963년 준공된 건물이라 수도 배관과 설비가 낡아 물 사용이 더 원활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수용자 처우 개선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여전하다. “왜 세금을 교도소에 쓰느냐”는 반응이 적지 않다.그러나 교정 당국은 교도소가 단순 수용 시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수용자들이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교화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양교도소의 한 관계자는“단순한 구금 기능만 강조하던 ‘감옥’에서 명칭을 ‘교도소’로 바꾼 건 교화, 사회 복귀 기능을 위한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는 과밀 수용으로 인해 현상 유지에만 급급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윤창식 안양교도소장도 “교도소 여건개선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우호적이진 않지만 수용자가 교정시설에 있을 때 교화가 돼야 사회가 안전해진다”고 말했다.
이날 과밀수용 체험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참여했다. 파란색 수용복을 입고 혼거실에서 머문 정 장관은 “교도소에서 교화가 되지 않으면서 결국 사회적 비용이 또 발생하고 만다”며 “과밀수용 해소와 시설 개선을 통해 교정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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