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후이성에 있는 600년 된 명나라 문화재가 보수공사를 마친 지 1년 만에 붕괴돼, ‘부실 시공’ 논란에 휩싸였다.
21일 홍콩 싱타오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6시 30분경 안후이성 츠저우시 펑양현에 있는 명나라 시대 건축물 ‘명중도 고루’(明中都鼓楼)의 기와가 대거 붕괴됐다.
SNS에 퍼진 붕괴 영상에는 기와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며 거대한 먼지구름을 일으키는 모습이 담겨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인근 관람객들이 굉음을 듣고 혼비백산 달아나는 소동이 벌어졌다. 목격자는 “저녁 식사 후에 많은 아이들이 나와 노는 곳이라 조금만 늦게 무너졌으면 큰일 날 뻔 했다”고 아찔했던 순간을 전했다.
현지 문화재 당국은 즉시 사람들의 접근을 막고 긴급점검팀을 구성해 원인 조사에 나섰다.
명중도 고루는 1375년 명나라 태조 주원장이 수도 이전 계획으로 세운 대형 누각이다. 중국 내 현존하는 최대 규모의 고루 중 하나다. 청나라 시기 돌로 만든 기단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소실됐다가, 1995년 상부를 재건했다.
이후 산발적으로 기와와 처마 손상이 나타나자 당국은 2023년 9월부터 340만 위안(약 6억 5000만 원)을 들여 지난해 3월까지 보수 공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보수 완료 1년 만에 기와가 무더기로 붕괴되면서, 중국 내부에서도 “부실 시공” “예산 낭비”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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