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맞아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장애인 고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시중은행 가운데 최근 5년간 장애인 고용 의무비율을 지킨 곳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법으로 정해진 장애인 의무 고용비율을 지키지 못해 매년 30억~50억원의 부담금을 내고 있지만 수조원대 순이익을 내는 은행들에게는 충분한 압박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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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게티이미지) |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장애인 고용률은 KB국민은행이 1.67%로 제일 높았고 NH농협(1.59%), 하나(1.48%), 신한(1.23%), 우리(1.04%)은행 순으로 나타났다. 현행 법정 의무 고용률(3.1%)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올 1분기에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3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장애인 고용률은 KB국민은행 1.63%, 하나은행 1.48%, NH농협은행 1.46%, 신한은행 1.32%, 우리은행 1.14% 순으로 집계됐다. 고용 인원만 단순 비교할 경우 올해 1분기 NH농협은행에 근무하는 장애인이 239명으로 가장 많았고 KB국민은행 231명, 하나은행 169명, 신한은행 155명, 우리은행 147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각 은행들의 장애인 고용률은 지난 2020년부터 1% 중반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NH농협은행은 2020년 장애인 고용률이 2.11%를 기록했으나 매년 고용률이 낮아지는 추세다. 하나은행은 2023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고용률이 증가해 0.83%에서 지난해 1.48%로 늘었다.
은행들은 고용 확대 대신 부담금 납부로 의무를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애인고용촉진법에 따르면 장애인 고용 의무 비율을 준수하지 못할 경우 고용 의무 미달 인원 1인당 월 130만원~215만원의 고용부담금을 내야 한다.
지난해 5대 은행이 납부한 부담금은 총 191억 2000만원에 달했다. 은행별로 우리은행이 46억 7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 40억원, NH농협은행 39억원, 하나은행 33억원, KB국민은행 32억 5000만원 순이었다. 올해 1분기 고용률이 연말까지 유지될 경우 5대 은행의 부담금 총액은 195억 9000만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은행들의 장애인 고용 비율이 5년간 제자리걸음을 반복한 데에는 부담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 지목된다. 매년 사상 최대 이익을 갈아치우며 수조원대 순이익을 내는 은행 입장에선 연간 30억~50억원의 부담금이 충분한 압박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장애인고용법에 따른 의무고용 방안은 애초부터 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 성격이 아닌 장애인 고용을 유도하기 위한 특별부담금 성격으로 설계됐다. 이에 장애인 의무고용 위반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은 제도 설계의 취지에 어긋난다.
하지만 페널티와 인센티브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성격으로 부담금 산정 기준을 재설계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 규모에 맞는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기 위해 부담기초액을 각 기업의 전체 상시근로자 월평균 임금으로 설정하고, 장애인 근로자의 고용 형태를 고려해 고용부담금 가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제언했다.
은행들은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한다. 장애인 근무에 적합한 시설을 갖추고 적합한 직무를 개발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고용노동부, 은행연합회,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간담회를 열고 은행권의 장애인 고용 활성화를 주문한 바 있다. 금감원은 유관기관과 장애인 고용 확대 협의체를 구성하고 매 분기마다 회의를 통해 금융권의 장애인 고용 개선을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금융회사별 맞춤형 장애인 적합 직무개발을 컨설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 역시 장애인 채용 확대를 기업 자율에 맡기지 말고 교육 확대 등 인프라를 구축해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상훈 의원은 “은행권의 장애인 채용 애로사항을 정부가 면밀하게 파악해 장애인 고용을 확대하기 위한 직무 교육을 늘리고 은행권과 적극 협력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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