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500년 마을 지킨 군산·부여 노거수, 천년기념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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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400~500년된 노거수(老巨樹) ‘군산 하제마을 팽나무’와 ‘부여 석성동헌 탱자나무’가 국가지정자연유산 천년기념물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군산 하제마을 팽나무’와 ‘부여 석성동헌 탱자나무’를 천년기념물로 각각 지정했다고 31일 밝혔다.

국가지정자연유산 천년기념물로 지정된 ‘군산 하제마을 팽나무’. (사진=국가유산청)

‘군산 하제마을 팽나무’는 나이테를 측저하는 기기인 생창추로 수령을 측정한 팽나무 중 가장 나이가 많은 537(±50)살(2020년 기준)로 추정하는 나무다. 높이는 건물 5층 높이인 20m, 가슴높이둘레 7.5m로 규모도 크다. 나무 밑둥 3m 높이에서 남북으로 넓고 균형 있게 가지가 퍼져 수형이 아름다우며 생육상태도 우수하다.

팽나무가 위치한 군산 하제마을은 원래 섬이었으나 1900년대 초 간척사업을 통해 육지가 돼 급격히 변한 곳이다. 마을에 항구가 생기고 기차가 들어서며 번성하던 모습부터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며 사라져간 지금까지 지난 50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마을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지켜보며 하제마을을 굳건히 지켜온 소중한 자연유산이다.

국가지정자연유산 천년기념물로 지정된 ‘부여 석성동헌 탱자나무’. (사진=국가유산청)

‘부여 석성동헌 탱자나무’는 수령 400년으로 추정된다. 과거 부여 석성현에 있던 조선시대 관아 ‘석성동헌’(충청남도 유형문화유산)의 내삼문 오른쪽에 위치해 있다. 조선시대 지방 관아건물에서는 유일하게 남아 있는 탱자나무 노거수다. 높이 4.8m, 너비 6.8m이며 균형 있는 가지 발달과 열매의 결실 상태, 잎 크기 등으로 보아 형태와 생육상태가 모두 우수하다.

탱자나무는 조선시대 많은 문헌기록에 군사용, 약재용으로 소개됐다. 우리 민족의 생활에 전통적으로 유용하게 쓰인 나무다. ‘산림경제’에 따르면 유배된 죄인이 거처하는 집 주변에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 죄인을 가두는 형벌인 위리안치(圍籬安置)의 가시나무로 탱자나무가 쓰였다. 석성동헌 탱자나무가 지금은 없어진 형청 방향인 관아의 동북쪽에 심겨 있는 것으로 보아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군산 하제마을 팽나무’와 ‘부여 석성동헌 탱자나무’는 오래된 자연물인 노거수가 갖는 경관적, 역사적 가치와 우리나라 고유 생활·민속과의 깊은 연관성, 마을에서 사랑받는 자연유산이라는 가치를 종합적으로 인정았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31일 오후 2시 하제마을 팽나무 앞에서 군산 하제마을 팽나무의 자연유산 지정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부여 석성동헌 탱자나무’에 대해서도 잎과 열매가 아름다운 시기에 맞춰 지정 기념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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