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31년 만에 KBS를 떠난 황정민 아나운서(53)가 방송에서 의사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재치있는 입담으로 털어놨다.
9일 방송된 MBN ‘속풀이쇼 동치미’에서는 황정민이 ‘당신은 죽을 때 돼서야 철들래?’라는 주제로 입담을 펼쳤다.
MC 최은경이 “프리 선언 후 남편의 첫 방송 반응이 어땠냐”고 묻자 황정민은 “사실 남편이 네가 방송에 나가서 무슨 말을 해도 나는 안 보겠다고 했었다. 아무리 제가 팩트를 얘기해도 본인도 항변하고 싶을 거 아니냐”고 운을 뗐다.
이어 황정민은 “기사도 안 보겠다고 했는데 기사에 남편 얼굴이 나왔다. 근데 저희 남편이 달라졌다”며 “그다음에 곰국을 한솥 끓였더니 저녁을 알아서 챙겨 먹겠다고 하고 집에서도 알아서 차려먹겠다고 하더라. 제 얘기도 들어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황정민은 남편과의 데이트 일화도 공개했다. 그는 “남편이 9월에 혼자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중 전화가 와서 10월에는 같이 놀러가자고 약속을 했는데, 말은 참 잘한다. 10월에 아주 중요한 행사가 있어 오후 2시까지 아무데도 갈 수가 없다고 하더라. 또 메이저리그 경기때문에 못 간다고 했다. 새벽 5시부터 야구를 본다”고 밝혔다.
남편이 새벽에 야구를 보고 바로 취침하느라 결국 연휴 내내 집에만 있었다고 전한 황정민은 “저희는 근사한 데이트를 거의 안 한다. 그러면 저도 서운해서 남편한테 ‘자기야 나 사랑해’라고 물어보면 1초에 망설임도 없이 남편이 대답을 하는 게 더 의심이 든다. 기계적으로 말하는 것 같아서”고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황정민은 “남편에게 ‘나를 왜 사랑해’라고 물어봤더니 ‘밥 잘 챙겨줘서’라고 하더라”고 폭로했다. 이에 최은경은 “밥 잘 챙겨줘서 사랑한다는 말은 너무 슬프다. 그건 아니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마지막으로 황정민은 “사실 아이들 독립하면 남편과 둘이 지내야 하는 시간이 많을텐데 근사한 데이트도 하고 싶고 그러니까 나도 좀 잘 챙겨주고, 든든한 남편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고 남편을 향한 바람을 전했다.
한편 1993년 KBS 19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해 ‘VJ특공대’, ‘도전!지구탐험대’ 등 KBS 간판 프로그램 진행자로 활약했다. 2013년 제13회 대한민국 국회대상 올해의 라디오상을 수상했다.
특히 1998년부터 KBS 쿨FM ‘황정민의 FM 대행진’ DJ로 매일 아침 청취자를 만나며 2017년 19년 만에 하차했다. 2005년 3살 연상 정신과 의사와 결혼해 슬하에 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