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이 상정된 이후부터 표결 결과가 나오기까지 국회 본회의장은 긴장된 분위기 속에 적막만이 흘렀다. 동료 의원들과 담소를 나누거나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는 의원들 모습은 찾기 어려웠고 숨 막히는 적막 속에 취재진 카메라 셔터 소리만 울렸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표결에 앞서 탄핵안 제안 설명을 통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탄핵안 가결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지만 이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침묵했다.
투표는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진행됐다. 시작부터 결과 발표까지 3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오후 4시 29분 탄핵소추안에 대한 무기명 투표가 진행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7일 표결 전 본회의장을 떠났던 것과 달리 108명 전원이 투표에 참여했다. 표결 도중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여 있는 기표소를 힐끔거리며 쳐다봤다. 표결에 참여한 여당 의원들은 계파와 관계없이 모두 긴장한 표정으로 자리로 돌아가거나 본회의장을 떠났다. 자리에 도착한 여당 의원들은 두 손을 모아 기도하거나 자리에 엎드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성경책을 꺼내 읽기도 했다. 개표가 시작된 오후 4시 44분부터 결과 발표가 나온 오후 5시까지 본회의장엔 긴장감이 더해졌다. 김예지, 추경호, 우재준, 윤한홍 의원 등 여당 의원들은 표결 결과를 지켜보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탄핵소추안 찬성표가 204표로 가결되자 민주당 의원들은 짧은 환호성을 질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두 손을 모은 채 고개를 떨궜고 또 다른 의원은 눈을 질끔 감았다. 이후에도 별다른 반응 없이 입을 굳게 다문 채 일어나 차례로 본회의장을 떠났다. '탄핵소추 찬성' 1인 시위를 벌인 김상욱 의원은 본회의가 산회된 이후에도 한동안 혼자 자리에 엎드려 있다가 떠났다. 김 의원은 이후 취재진을 만나 "대통령 자격이 없는 사람이 대통령에서 내려왔다. 여당 국회의원으로서 정말 국민들께 송구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진영화 기자 / 박자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