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 와인 직구 했다가 '세금이 무려'…직장인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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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3.29 11:25 수정2025.03.29 11:25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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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씨는 국내에서 판매하지 않는 와인을 해외 직접구매(직구)로 주문했다가 깜짝 놀랐다. 와인 한 병을 사기 위해 30만원을 냈는데 관세를 비롯한 세금으로만 20만4700원이 부과된 탓이다. 해외직구 시 주류는 판매가격이 150달러 1병(1리터) 이하면 원산지 관계없이 관세 등을 면제받는다. 하지만 이를 초과하면 관세, 부가가치세 등을 부과할 수 있다. 자칫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 직구를 고려한다면 통관 과정에서 내는 세금까지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

불어난 해외직구…작년 8조 육박

2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해외직구액은 7조958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19.1% 증가한 것은 물론 사상 최대로 나타났다. 해외직구는 2014년에 1조6471억원에 머물렀지만 10년 만에 4배 이상 불어났다.

해외직구는 해외 쇼핑몰에서 직접 주문·결제하고 배송받거나 구매대행업체를 통해 배송제품을 받는 방식으로 나뉜다.

관세법에 따르면 개인이 직접 사용할 목적(자가사용)으로 해외서 들여오는 150달러(미국 제품은 200달러) 이하 제품은 목록통관 대상이다. 목록통관은 관세 및 부가세가 부과되지 않는 통관 방법을 말한다. 여기에 운송업자가 송하인·수하인 성명과 주소, 국가 등 통관목록을 제출하면 수입신고가 생략된다. 하지만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식품류, 기능성 화장품 등은 목록통관이 불가능하다.

관세청은 목록통관의 기준이 되는 ‘자가사용’ 기준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예컨대 주류는 150달러 이하 1병(1L)까지를 자가사용 기준으로 인정하고 있다. 전자담배는 니코틴 용액 20mL까지 자가 사용 목적이라고 본다. 기름, 참깨, 꿀, 고사리 등은 각각 5㎏, 건강기능식품은 6병, 향수는 60mL까지다.

30만원 의류 직구…세금 7만2900원 붙어

직구 제품의 면세를 가르는 기준인 ‘제품가격 150달러 이하’ 여부도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 제품 가격은 제품 구매가에 발송 국가에서 발생하는 세금, 보험료 등을 포함한다. 하지만 국내로 배송되는 운임과 보험료는 배제된다. 예컨대 해외 직구로 130달러짜리 의류를 주문한 때 한국까지의 배송료가 30달러라면 총지급액 160달러가 아니라 물품 금액인 140달러를 목록 통관 금액으로 보는 만큼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직구 제품 가격이 150달러를 초과해 세금을 내야 할 경우 과세 가격은 한국으로 배송되는 운임과 보험료까지 포함된다. 관세는 과세가격에 관세율을 곱해서 산출한다. 관세율은 제품 등에 따라 제각각이다. 여기에 개별소비세와 농어촌특별세, 교육세, 부가세 등도 추가로 붙는다.

30만원어치(과세 가격) 의류제품을 직구했을 경우 총 7만2900원(관세+부가세)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의류 관세율 13%가 적용돼 3만9000원의 관세가 부과된다. 여기에 과세 가격(30만원)에 관세(3만9000원)를 더한 33만9000원에 부가세 10%(3만3900원)가 더해진다.
담배의 경우는 붙는 세금이 더 많고 관세율도 높다. 담배 10갑, 30만원어치를 직구했을 때 예상 세금은 18만3034원이다. 담배 관세율 40%를 적용해 관세는 12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개별소비세 5940원(10갑 기준), 부가세 10%(4만2594원)가 적용된다. 또 담배소비세(1만70원), 지방교육세(4430원)도 별도 부과된다.

술은 종류에 따라 세율이 다르다. 최종세율로 따지면 와인은 68%, 위스키·보드카는 약 156%다. 면세받기 위해 150달러 이하인 물품 여러 개를 따로 주문해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이른바 ‘합산 과세’ 탓이다. 관세청은 같은 해외 판매자로부터 같은 날짜에 구매하고 같은 날 반입한 제품의 경우 합산 과세하고 있다. 해외 직구로 부담해야 하는 예상 세액은 관세청 ‘해외직구물품 예상세액 조회시스템’에서 간단히 계산해볼 수 있다.

김익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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