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45%가 적자
20년째 사실상 '제자리걸음'
코스피와 수익률 격차 5.6배
코스피가 이재명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장중 6500선을 넘어섰다. 그러나 코스닥지수는 2004년 1월에 기준지수를 1000으로 조정한 이래 20년째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닥시장이 장기 부진에 빠진 원인으로 △유상증자·전환사채(CB) 발행 등 주주가치 희석 △허술한 상장폐지 기준 △기술특례상장 바이오주 쏠림 △공모가격 부풀리기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등 '5적(敵)'을 꼽고 있다. 그간 코스닥시장 질서를 어지럽힌 '잡초' 솎아내기에 소홀했던 규제당국과 한국거래소의 매너리즘은 '5적'이 활개 칠 토양을 조성해왔다는 평가다.
2006년 첫 거래일과 20년이 흐른 24일 종가를 비교해보니 코스피는 366.1% 상승했다. 코스피의 본격적 상승세도 지난해부터 시작되긴 했으나 코스닥과 차별점은 충분히 드러난다. 이날 코스닥이 1200선을 돌파하긴 했지만 같은 기간 65.6% 상승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20년 시계열로 비교하면 코스피와 코스닥 수익률 격차가 5.6배에 달하는 셈이다.
심지어 코스닥이 1200선을 재돌파한 것은 2000년 8월 이후 25년8개월 만에 처음이다. 연 3% 이자를 받으면서 정기예금을 복리로 운영하면 20년간 수익률은 약 80%다. 투자 위험까지 감안할 때 코스닥은 예금만도 못한 투자처였던 셈이다.
코스닥을 갉아먹은 근본 원인은 상장기업 스스로 주주가치를 희석한 데 있다. 본업에서 경쟁력을 잃은 한계기업들이 시장에 눌러앉아 유상증자와 CB 발행으로 연명하며 지수를 짓눌렀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당기순이익 적자에 빠진 곳이 45%에 달했다. 코스피 상장사(26%)보다 19%포인트 높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중 4곳은 지난해 적자였고, 특히 1~4위 기업이 모두 해당됐다. 정부도 이 같은 현실을 직시하고 '정화 작업'에 나섰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올해 7월부터 상장폐지 요건을 전면적으로 강화하는 등 한계기업 퇴출에 나서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네이버 등 우량 성장주가 코스닥을 떠나지 않았다면 지수가 2000을 향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며 "주식 장기 보유에 대한 추가 혜택을 검토하고, 연기금 벤치마크에 코스닥을 일정 부분 반영하는 방안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갑성 기자 /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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