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회째 맞은 평창대관령음악제… 올해 주제는 '계승과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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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평창대관령음악제’ 기자간담회
오는 7월 23일부터 8월 2일까지 29차례 공연
“스트라빈스키 ‘불새’로 과거를 통한 혁신 이해”
김대진 등 韓·日 예술대 총장 모인 무대도 마련
선우예권, 파벨 하스 콰르텟, 오푸스13 등도 연주

“계승이 있어야 혁신이 있습니다. 과거를 이해해야 건설적 질문이 가능하죠. 이번 축제를 통해서 사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질문이 던져졌으면 합니다.”

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양성원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이 음악제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출처. 평창대관령음악제.

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양성원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이 음악제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출처. 평창대관령음악제.

양성원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이 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오는 7월 23일부터 8월 2일까지 11일간 강원 평창군 일원에서 열리는 ‘2026 평창대관령음악제’는 올해로 23회째를 맞는 한국 주요 음악제다.

첼리스트인 양 감독이 2023년부터 이 축제를 기획하고 있다. 올해엔 ‘계승과 혁신’을 주제로 잡고 공연 19차례를 선보인다. 강릉, 춘천, 동해, 횡성 등 다른 강원 지역에서 공연하는 ‘찾아가는 음악회’도 따로 10차례 연다.

“프로그램마다 대비와 연결 이룬다”

이번 평창대관령음악제 주제인 ‘계승과 혁신’은 옛 작품들이 어떻게 오늘날 예술의 토대로 가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자 잡은 주제다. 옛 작곡가에서 현대 예술가로 이어지는 흐름을 드러내기 위해 양 감독은 “개막부터 폐막까지가 하나의 여정이 되도록” 기획했다. 7월 23일 여는 개막 공연인 ‘빛에서 불꽃으로’는 이 여정을 축약해 보여주는 무대다. 오스트리아 지휘자인 한스 그라프가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를 이끈다.

개막 공연 레퍼토리로 악단은 바흐 관현악 모음곡 4번 중 서곡으로 시작해 피아니스트 선우예권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연주한다. 이어 스트라빈스키 ‘불새’ 전곡을 1910년 버전으로 들려준다. 근대 음악을 연 바흐로 시작해 고전주의의 정수를 보여준 베토벤으로 넘어가는 여정이다.

마지막 레퍼토리인 스트라빈스키에 대해 양 감독은 “스트라빈스키처럼 바로크, 고전주의, 19세기를 잘 이해한 작곡가는 없다”며 “불새 1910년 버전을 들으면 그가 어떻게 과거를 이해하면서 혁신했는지를 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3회째 맞은 평창대관령음악제… 올해 주제는 '계승과 혁신'

대부분의 공연엔 ‘투명함에서 찬란함으로’, ‘대지에서 심장박동으로’처럼 특정 주제가 변화하는 양상이 제목으로 담겼다. “프로그램마다 대비와 연결이 이뤄졌으면 한다”는 양 감독의 의도가 반영돼서다. 무대에 오르는 연주자도 노련하고 유명한 아티스트와 지명도가 낮은 신예 아티스트를 병치해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했다.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에서도 이름난 연주자와 신인이 나란히 선다. 악장은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이 맡는다.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도 후배 음악인들을 이끈다. 양 감독은 “목·금관의 제2연주자 자리엔 (정규적인) 월급을 받지 않는 젊은 음악가들을 배치했다”며 “존경하는 선배들과 공연을 같이하면서 이들은 레슨에서보다 많은 경험을 얻어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음악가 꿈 확신 못 하는 젊은이들에게 기회 줄 것”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의 눈길을 끄는 이색 공연도 있다. 7월 25일 열리는 공연인 ‘친밀함에서 춤으로’는 한국과 일본에서 예술학교 총장을 맡았던 음악인들만 무대에 오른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이었던 피아니스트 김대진, 도쿄 예술대학 총장을 역임했던 바이올리니스트 사와 카즈키, 도호 가쿠엔 음악대학 총장을 맡았던 첼리스트 츠츠미 츠요시 등 3인이 슈베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브람스 첼로 소나타, 드보르자크 피아노 삼중주 4번 등을 들려준다.

'2026 평창대관령음악제' 포스터. /자료출처. 평창대관령음악제.

'2026 평창대관령음악제' 포스터. /자료출처. 평창대관령음악제.

같은 달 26일엔 체코의 인기 현악사중주단인 파벨 하스 콰르텟이 타악기 연주자 장클로드 장장브르와 카프랄로바 현악사중주 1번, 파벨 하스 현악사중주 2번 등 한국 초연 곡을 연주한다. 29일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낙소스섬의 아리아드네>를 콘서트오페라 버전으로 들려주는 공연은 양 감독이 직접 꼽은 추천 공연이다. “(누구보다) 성악가들이 공연 소식에 좋아하는 오페라”라고. 30일엔 현악사중주단인 아벨 콰르텟과 오푸스13이 나란히 한무대에 올라 멘델스존 현악팔중주 내림마장조를 선보인다. 서로 다른 실내악단이 한 자리에서 합을 맞추는 과정을 볼 수 있는 기회다.

8월 2일 폐막 공연에선 드뷔시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 슈만 첼로 협주곡 가단조, 말러 교향곡 4번 등을 연주한다. 공연 일정 중엔 찾아가는 가족음악회를 비롯해 실내악 멘토십 프로그램, 마스터클래스와 같은 교육 행사도 함께 진행된다. 전날 일본에서 오사카 국제 콩쿠르를 심사하고 귀국했다는 양 감독은 “콩쿠르 1~3등은 실력 차이가 거의 없는데 사회에서 주는 기회는 너무나도 차이가 크다”며 “음악가에 대한 꿈을 확신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에게 공연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이 축제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23회째 맞은 평창대관령음악제… 올해 주제는 '계승과 혁신'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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