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 취업자 12년만에 최대 감소… “경력직 선호에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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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242만명, 1년새 9만8000명↓
취업포기자는 늘어… 팬데믹 후 처음
“정부가 청년들 경력 쌓을 기회줘야”

경기 침체 장기화로 제조·건설업 등 ‘양질의 일자리’가 급감하면서 올해 1분기(1∼3월) 20대 후반 청년 취업자 수 감소 폭이 12년 만에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경력직 선호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사회로 첫발을 디뎌야 할 청년들이 취업을 포기한 채 고용시장 밖으로 밀려나는 모습도 늘고 있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25∼29세 취업자 수는 242만 명으로 1년 전보다 9만8000명 줄었다. 2013년 3분기(7∼9월) 20대 후반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10만3000명 줄어든 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20대 후반 취업자 수는 2023년 1분기부터 9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대비 줄고 있다. 감소 폭 역시 지난해 3분기 4만4000명, 지난해 4분기(10∼12월) 6만2000명 등으로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인구 구조 변화를 고려해도 두드러진다. 올해 1분기 20대 후반 인구는 6만9000명 줄었다. 취업자 수 감소 규모가 인구 감소보다 약 3만 명 많다.

20대 후반 청년들이 취업 시장에서 고전하는 주된 원인으로는 주력 산업의 일자리 부족이 꼽힌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1만2000명 줄면서 2020년 11월(―11만3000명) 이후 4년 4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같은 기간 건설업 취업자도 18만5000명 급감했다. 11개월 연속 마이너스(―)이자 201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20대 후반 청년들이 아예 취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20대 후반 청년 중 일하지도 않고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는 81만4000명이었다. 1년 전보다 1만6000명 늘어난 규모다. 20대 후반 비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가 컸던 2021년 1분기(5만7000명) 이후 처음이다. 학업이나 육아 등 별다른 사유 없이 그냥 ‘쉬었다’는 20대 후반 청년 역시 22만 명으로 1년 전보다 1만6000명 늘면서 4개 분기 연속 증가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회 초년생이 들어갈 만한 좋은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드는 가운데 기업들이 점점 더 신규 채용보다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는 것도 청년 취업을 가로막는 요인”이라며 “현재의 경기 침체가 완화될 때까지는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정부가 공공 부문의 인턴 제도를 활성화해 청년들이 경력을 쌓을 기회를 늘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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