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 정책을 발표한 이후 1만원대 20GB 5G 요금제가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비교적 저렴한 5G 요금제가 늘면서 알뜰폰 가입자 유치 효과를 낼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다만 알뜰폰 업계에선 도매대가는 인하됐지만 20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데 여전히 단가 부담이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일정 기간에만 1만원대를 유지하는 요금제가 출시된 이유다.
4일 알뜰폰 요금제 포털 알뜰폰허브에 따르면 5G 데이터를 월 20GB씩 제공하는 1만원대 요금제는 9개로 집계됐다. 지난달 기준 해당 구간 요금제는 이야기모바일과 스마텔이 출시한 2종뿐이었다. 하지만 최근 프리티텔레콤, 모빙도 1만원대 5G 20GB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 가운데 평생 1만원대인 요금제는 이야기모바일, 스마텔, 모빙이 내놓은 총 4개다. 프리티가 출시한 1만원대 5G 20GB 요금제는 7개월 이후 요금이 3만~4만원대로 오른다. 프리티는 20GB를 넘어 25GB, 30GB 데이터까지 1만원대에 내놨지만 7개월 이후 요금제별로 3만3000~4만1800원의 요금이 청구된다. 예컨대 5G 데이터를 매달 30GB 사용하는 '더든든한 500분 30GB'의 경우 7개월간 월 1만9910원을 내다가 8개월째부터 매달 4만1800원을 내는 구조다.
도매대가 인하에도 단가가 여전이 높다는 부담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앞서 알뜰폰 도매대가 산정 방식을 개정해 1MB(메가바이트)당 1.29원에서 0.82원으로 가격을 낮추도록 했다.
이에 따라 데이터 제공량 20GB짜리 요금제를 설계할 경우 원가는 약 1만6000원 수준. 1만원대 요금제로 데이터뿐 아니라 음성과 문자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려면 알뜰폰 업체 입장에선 남는 게 없다는 설명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월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을 통해 사업자들이 경쟁력 있는 요금제를 설계하도록 유도했다.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의 데이터 도매대가를 최대 52% 인하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이에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는 올해 1만원대 5G 20GB 요금제를 20여개 출시하겠다고 예고했지만 아직은 이 목표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GB짜리 요금제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꼽히는 이유는 실제 1인당 데이터 사용량과 비슷해서다. 5G 스마트폰 가입자의 1인당 평균 월 데이터 사용량은 약 28GB다.
과기정통부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을 보면 지난 1월 알뜰폰 5G 가입회선 수는 37만3186개로 전월 대비 7604개 증가했다.
1만원대 20GB 5G 요금제를 찾는 가입자도 늘고 있다. 이야기모바일에 따르면 2만원대로 20GB 5G 요금제를 운영했을 당시 가입자가 10명 미만이었지만 1만원대로 요금제를 인하하자 100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소비자 선택권이 강화된 덕에 앞으로 가입자가 계속해서 늘 것"이라고 말했다.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 정책이 시장에도 실질적 변화를 끌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창직 KMVNO 사무국장은 "스마텔의 경우 신규 요금제의 30~40%가 1만원대 20GB 5G 요금제 요금제에서 판매되고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해당 요금제가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지로 다가가고 있고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요금제가 나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책 초반에는 20GB를 제공하는데 도매대가 단가가 높아 실효성이 있을까 했지만 통신사들이 연이어서 해당 요금제를 출시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