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이 1.4억 됐다…"쏠쏠하네" 강남 부자들 관심 폭발 [일확연금 노후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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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갑작스러운 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A씨는 사망보험금으로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를 받았습니다. A씨의 어머니가 가입한 상품은 달러 종신보험. 보험료와 보험금이 모두 달러로 계산되는 상품이었습니다. 보험료를 내기 시작한 지 1년 만에 사고가 발생하면서 A씨는 총 납입액(7300달러·1050만원)의 10배가 넘는 보험금을 수령했습니다. 여기에다 올 들어 환율이 치솟으면서 환차익만 1500만원에 달했습니다.

올해 강달러 기조가 심화하면서 달러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앞서 A씨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최근처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상황에선 달러보험에 가입하는 게 유리해 보입니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자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달러보험 가입 문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금융상품이 그렇듯 달러보험도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오늘은 달러보험이 무엇이고 어떤 장점이 있는지, 가입 시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달러보험이란

달러 보험은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해약환급금 수령 등이 모두 미국 달러로 이뤄지는 상품입니다. 일반 보험과 마찬가지로 종신보험과 연금보험, 저축보험 등 다양한 종류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자료=네이버페이

자료=네이버페이

환율 상황에 따라 원화로 환산한 보험금 수령액이 달라질 수 있는 게 달러보험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가령 10만달러의 보험금을 수령하는 경우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이라면 1억원을 받지만, 지금처럼 환율이 1400원을 넘으면 보험금이 1억4000만원 이상으로 늘어납니다. 쏠쏠하게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원화가 아닌 달러로 돈을 내고 받는다는 점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요즘 같이 강달러가 지속되는 상황에선 보험료 납입 부담도 덩달아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단순 환테크보다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차원에서 달러보험을 가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현섭 국민은행 한남PB센터장은 “자산가들은 부동산을 포함해 대부분의 자산이 원화인 것에 불안감을 느끼고 달러 자산을 늘리는 데 관심이 많다”며 “최근 강달러 현상과 맞물리면서 자산가들의 달러보험 가입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연 6%' 고금리 매력

최근 달러보험 가운데 주목받는 건 연금보험과 저축보험입니다. 보험료를 일정 기간 납입하면 연금으로 보험금을 수령하거나, 만기에 한꺼번에 보험금을 받는 상품입니다. 은행 예·적금에 가입할 때 금리를 먼저 살펴보는 것처럼, 저축보험과 연금보험에서도 공시이율과 해약환급률이 중요합니다.

최근 국내 채권금리와 예·적금 금리가 하락하고 있지만 달러보험은 아직까지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AIA생명의 ‘무배당 AIA 달러로 받는 연금보험’의 10년 시점 해약환급률은 162.5%에 달합니다. 10만달러를 보험료로 납입했다면 10년 뒤 보험을 해약했을 때 16만2532달러를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단순 계산하면 연 6.05%(세전) 금리를 10년 동안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AIA생명뿐 아니라 메트라이프생명, KB라이프생명 등도 다양한 달러보험 상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달러보험 중에는 5년 또는 10년간 금리변동 없이 확정된 이율을 보장하는 상품이 많습니다. 향후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장기간 고금리를 보장하는 상품에 돈을 묶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김 센터장은 “국고채 1년물 정기예금 금리가 연 2%대 후반이고, 1년 만기 달러 정기예금 금리는 연 4%대 초반인 것과 비교하면 달러보험의 매력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달러보험의 수익률이 높은 건 미국의 채권시장 상황과 연관이 깊습니다. 달러보험은 주로 미국 국채나 회사채 등으로 자금을 운용합니다. 국내 채권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연 4.4%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달러보험도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률을 보장할 수 있는 겁니다.

비과세 혜택도 쏠쏠

연금보험과 저축보험은 주로 채권으로 자산을 운용하기 때문에 향후 금리가 하락하면 중도 해지했을 때 환급률이 상승합니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달러보험의 환급률도 오르는 겁니다.

달러보험은 과세이연·분산 등 절세 목적에서도 장점이 많습니다. 일시납 저축성 상품은 10년 이상 유지하고 납입금액이 1억원 이하인 경우 이자소득이 전액 비과세됩니다. 보험금 수령 시점의 환차익에는 과세하지 않는 세제 혜택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민 자금, 유학 자금, 해외 체류 자금 등을 마련하는 데 유리합니다.

달러보험의 인기는 판매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을 통해 판매된 달러보험은 9488억원에 달합니다. 작년 연간 판매액(5693억원)보다 66.7%나 많은 수치입니다.

단기 투자엔 불리…환손실 유의해야

달러보험에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먼저 만기 시 환율이 떨어지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환율이 하락하면 보험료는 저렴해지지만 보험금과 해약환급금은 줄어들게 됩니다. 만기 시점이나 중도 해지할 때 환율이 크게 하락해 있다면 환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환율이 올라서 달러가 비싸지면 보험금 규모는 늘어날 수 있지만 보험료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화보험 보험료·보험금 변동 예시 / 자료=금융감독원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화보험 보험료·보험금 변동 예시 / 자료=금융감독원

단순 환차익만 노린다면 달러보험보다는 달러예금이나 미 국채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낫습니다. 결국 달러보험도 보험 상품이기 때문에 5년 또는 10년 이상 장기간 가입하는 게 필요합니다. 보험 특성상 사업비가 발생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해지할 경우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환차익을 노리기보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달러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조언합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에서 외화 투자와 보험 고유의 성격을 함께 보완하고자 하는 경우 달러보험 가입을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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