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강’ 이재명, 조용한 경선 모드… ‘흥행 바람 안불라’ 당내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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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대선 ‘경선 링’ 완성]
민주당 대선 경선 관전 포인트
TV토론 2차례만… 8년전 조기대선땐 11차례
김경수-김동연 ‘존재감 각인’ 민생 행보 주력… 정치권선 정의당 등과 ‘범야권 연대’ 주목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전 대표,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간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된 대선 경선의 흥행 부진을 우려하고 있다. 경선룰 변경을 둘러싼 논란 속 ‘1강 독주 체제’를 사실상 확정한 이 전 대표는 ‘조용한 경선’ 전략으로 최대한 ‘로키(low-key)’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 지사와 김 전 지사 간 치열한 ‘2위 다툼’만으로는 국민의힘 경선에 비해 흥행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지난 대선 때와 달리 정의당과 진보당 등과 손잡고 ‘범야권 연대’를 결성할지도 주목하고 있다.

● 李 ‘조용한 경선’ 모드

이 전 대표와 김 지사, 김 전 지사 등 3명은 15일 하루 동안 진행된 경선 후보 등록을 마쳤다. 민주당은 19일 충청권을 시작으로 20일 영남권, 26일 호남권, 27일 수도권·강원·제주 등 총 4차례 지역순회 경선을 진행한다. 경선 마지막 날인 27일 수도권 경선에서 일반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함께 공개하고, 투표 결과에 합산해 대선 후보를 최종 결정한다. 이 전 대표는 10일 영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등 현장 행보를 자제하고 주로 영상으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9일 당대표직 사퇴 이후 14일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퓨리오사AI’ 방문까지는 대외 공개 행보도 갖지 않았다. 경선 독주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대선 본선에서 상대 후보에게 공세의 빌미를 줄 수 있는 위험요소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미 ‘이재명 1극 체제’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은 만큼 경선에선 두 후보를 최대한 포용하면서 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가 ‘조용한 경선’ 전략을 이어가는 가운데 경선 일정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 당시엔 예비 경선을 포함해 11번, 2022년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경선에선 총 17번 가진 TV 토론회를 이번 경선에선 두 차례만 갖기로 한 것. 이에 따라 ‘어대명(어차피 대선 후보는 이재명) 경선’이라는 비판이 커지면서 경선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김 지사와 김 전 지사의 ‘포지셔닝’ 전략도 관전 포인트다. 두 사람 모두 이번 경선에서 이 전 대표를 이기지 못하더라도 당내 차기 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두 후보로선 경선을 통해 당 안팎에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후보는 이날 일제히 민생과 경제에 방점을 둔 행보에 나섰다. 김 지사는 경기도청에서 자동차 부품업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미국발 관세 대응 대책을 논의했다. 김 전 지사는 경기 고양시의 한 상가를 찾아 자영업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 범야권 선거 연대 본격화 민주당은 이날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과 정치 개혁 및 권력구조 개혁에 대한 합의문을 발표하며 대선을 앞두고 선거 연대를 본격화했다.

이들은 “민주헌정수호 다수 연합을 실현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대선 직후 교섭단체 요건 완화 논의를 마무리하고 결선투표제 도입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석 12석의 조국혁신당은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현행 20석에서 10석으로 완화할 것을 민주당 측에 강력히 요구해 왔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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