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번 죽는 복제인간 비극이지만…사람 냄새 나는 SF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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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8번째 장편 영화 '미키17'이 2월 28일 개봉하며, 이는 6년 만의 신작으로 주인공은 로버트 패틴슨이 맡았다.

봉 감독은 이 영화를 "발냄새 나는 SF영화"라며, 죽음을 전문으로 하는 가여운 청년 미키의 성장담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우주에서의 노동계층과 현실 정치에 대한 풍자를 담고 있으며,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미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사회에 대한 유머러스한 시각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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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미키17'로 돌아온 봉준호 감독
2월 28일 첫 개봉 앞두고
20분짜리 사전영상 공개
마카롱 가게 열었다 망해
소모용 인간으로 전락한
주인공의 계급 갈등 그려
현실 정치 풍자도 녹여내

20일 서울 용산CGV에서 포즈를 취한 봉준호 감독.   뉴스1

20일 서울 용산CGV에서 포즈를 취한 봉준호 감독. 뉴스1

봉준호 감독의 8번째 장편 영화 '미키17'이 2월 28일 개봉한다. '기생충'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오스카 5관왕을 석권한 봉 감독의 6년 만의 신작이다.

20일 서울 용산CGV에서 한국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봉 감독은 '미키17'을 "우리끼리는 '발냄새 나는 SF영화'라고 말하기도 했다. SF영화이지만 그만큼 사람 냄새가 나는 SF영화라는 의미"라고 웃으며 소개했다. 봉 감독은 "죽는 게 '직업'인 한 가여운 청년의 이야기이자 성장담이다. '미키17'을 한국에서 가장 먼저 개봉하게 돼 기쁜 마음"이라고 말했다.

'미키17'의 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코리아는 봉 감독과의 기자회견에 앞서 이날 오전 약 20분짜리 '미키17'의 푸티지 영상을 IMAX관에서 먼저 공개했다. 푸티지(footage)란 미편집 원본 영상을 말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로버트 패틴슨이 열연한 미키이고, 배경은 2054년 행성 니플하임이다. 죽음을 전문적인 직업으로 삼는 하위계층 익스펜더블(소모용 인간)인 미키는 우주에서 극도로 위험한 임무를 맡다 사망하지만 '인간 프린팅'을 통해 다시 '출력'되면 그만이다. 생전의 기억은 다시 다운로드가 가능하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다. 제목의 숫자 '17'은 미키가 '17회' 죽어봤다는 뜻이다.

'미키17' 포스터.

'미키17' 포스터.

봉 감독은 "미키는 죽을 가능성이 높은 현장에 투입된다. 그래서 17번이나 죽어본 것"이라며 "죽는 게 전문적인 직업이니 주인공 미키는 불쌍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봉 감독은 "그야말로 극한직업이자 노동자 계층인 미키는 원작소설에선 7번 죽었지만 영화에선 17번을 죽였는데, 이는 더 다양한 죽음을 마치 '출장'을 가듯 보여주고 싶어서였다"고 덧붙였다.

미키는 죽을 때마다 고통스럽지만 영화 분위기는 사뭇 유머러스하다. 경쾌함과 무거움이 공존하는 봉 감독의 강점이 충분히 발휘돼서다. 미키는 우주에서 계층적으로 최하위에 놓인다. 보험도 적용되지 않고 노조에 가입할 수도 없다. 프린팅으로 다시 태어나면 그만이기 때문에 위험한 산업현장으로 내몰린 것이다.

봉 감독은 "힘이 없거나 권력, 권위가 없는 캐릭터들이 제 영화에 많이 나왔는데, 슈퍼 히어로처럼 힘을 가진 인물이 사건을 해치우면 드라마가 없다. 그와 반대로 힘 없고 불쌍하고 곤경에 처한 주인공이 본인이 감당하기 힘든 미션을, 자신의 능력범위를 훌쩍 넘어가는 미션을 고군분투해서 헤쳐나가는 점에 끌린다"고 말했다.

또 봉 감독은 'SF영화는 현실 정치를 풍자하기에 적합한 장르'라고 설명하면서 "제가 찍은 영화 편수가 8편 정도인데 절반이 SF 장르 비스무리한 영화였다. '괴물' '설국열차' '옥자'에 이어 '미키17'이 그렇다"며 "이 네 작품은 전부 다 정치적인 풍자를 담고 있다. 이게 SF영화의 매력이다. 인간사회나 정치에 대해서 유머러스하게 풍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키가 익스펜더블에 지원하는 과정도 원작소설과 다르게 그려졌다. 원작에서 미키의 본래 직업은 철학자에 가까운 역사가인데, 이날 공개된 푸티지 영상에 따르면 미키는 '마카롱 가게를 잘못 열었다가 사채빚을 떠안고 어쩔 수 없이 익스펜더블을 신청한 청년'으로 그려졌다. 이는 영화 '기생충'에서 문광 부부가 카스텔라 가게를 차렸다가 빚더미에 올라 박 사장 저택 지하실로 숨어든 설정과 동일하다.

이에 대해 봉 감독은 "마카롱 가게를 섣불리 열었다가 실수한 주인공의 사연이 더 가엽게 느껴지고 더 공감이 가지 않을까 싶었다"며 "미키 곁에는 배우 스티븐 연이 연기한 티모가 항상 있지만 심지어 그다지 유익하진 않은 친구다. 영화 속 미키가 불쌍하고 가엽고 측은지심을 느끼게 하도록 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AI)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저도 살아남기 위해 AI가 절대로 쓰지 못하는 시나리오를 고민 중"이라고 웃으면서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보여준 이세돌 9단의 78수처럼, 알파고를 굴복시킨, 그런 수를 3페이지 걸러 하나씩 나오는 시나리오를 쓰리라 다짐한다"고 말했다. 또 "AI를 어떻게 '요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매년 그런 시나리오를 한 편씩 써내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봉 감독과의 기자회견에는 '미키17'의 주연이자 할리우드 스타인 로버트 패틴슨도 동석했다.

패틴슨은 "봉 감독님 영화를 보면 세계관이 특별하다. 개인적인 감정선을 건드리는 부분이 있다"며 "영화 '살인의 추억'을 오래전에 봤는데 말도 안 되는 것과 심각한 상황을 자유롭게 넘나든다"고 말했다. 로버트 패틴슨은 이번 영화에서 '미키17'과 '미키18'을 1인2역으로 연기한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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