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엔 마지노선’ 무너진 일본…‘일본판 국민연금’ 카드 꺼냈다[특파원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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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엔 마지노선’ 무너진 일본…‘일본판 국민연금’ 카드 꺼냈다[특파원 인사이트]

달러화당 엔화 환율이 162엔대에서 거래되는 가운데 일본 도쿄의 한 전광판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EPA 연합뉴스]

달러화당 엔화 환율이 162엔대에서 거래되는 가운데 일본 도쿄의 한 전광판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EPA 연합뉴스]

지난달 160엔대로 들어선 엔화값의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도 달러화당 엔화 환율은 전날과 비슷한 162.30엔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미국의 이란 공격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이에 따라 미국의 인플레이션 재확산과 일본의 무역수지 악화를 우려한 달러 매수, 엔화 매도 움직임이 이어진 것이다. 다만 엔화 가치가 사상 최저권에 근접하자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의식한 엔화 매수세도 유입되면서 환율은 큰 폭의 변동 없이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엔화 약세가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환율 차트에서도 달러화당 엔화 환율은 매수와 매도가 팽팽하게 맞서는 ‘삼각 수렴’ 국면을 형성하고 있지만, 상당수 외환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엔화 약세가 우세한 흐름이라고 평가한다.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탄탄한 모습을 유지하는 가운데 일본의 금리 인상 속도가 여전히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 엔화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저에 베팅하는 시장

엔저의 배경은 단순히 무역수지 악화 때문만은 아니다. 과거에는 원유 수입 증가와 디지털 서비스 적자 등 경상수지 구조가 엔화 약세를 부추긴다는 분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구조적 매도 압력이 상당 부분 완화되고 있다.

올해 들어 일본의 무역수지는 2월 이후 월별 흑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관광수입과 지식재산권 사용료 흑자도 확대되면서 디지털 적자를 상당 부분 상쇄하고 있다. 실질금리 역시 플러스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어 기초경제 여건만 놓고 보면 엔화가 반등할 여건은 이전보다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런데도 엔저가 지속되는 가장 큰 이유는 시장 심리와 정책 신뢰에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미국과 유럽 주요국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일본은행은 장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해 왔다. 이 과정에서 국제 금융시장에는 ‘우선 엔화를 판다’는 투자 심리가 고착됐고, 투기성 자금의 대규모 엔화 매도 역시 환율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적극적인 재정 확대 정책이 향후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면서 시장에서는 이른바 ‘다카이치 엔저(高市円安)’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실제로 외환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7월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0% 이상이 다카이치 정부의 적극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엔저를 심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답했다. 정부는 성장 중심 정책을 강조하며 재정 확대가 금리 상승과 엔저의 원인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은 재정건전성 약화와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지연 가능성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엔저를 완화하기 위한 대응에 적극적이다.

지난 4~5월에는 11조7000억 엔 규모의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하며 과도한 엔화 약세를 억제했다. 추가 개입 가능성도 시장에 지속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또한 일본 정부는 일본은행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시장 불안을 진정시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다카이치 내각이 여전히 금리 인상에 부정적이라는 해석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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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0엔대로 진입한 엔화의 하락세가 지속되며,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당 엔화 환율은 162.30엔에 거래되고 있다.

일본의 무역수지가 월별 흑자를 이어가고 있으나, 시장 심리와 정책 신뢰로 인해 엔저가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다카이치 총리의 재정 확대 정책이 엔화 가치를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엔저 완화를 위해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하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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