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시간의 바그너를 단 하루에…"세계 첫 '링 시리즈 몰아보기' 공연"

1 week ago 3

니벨룽의 반지 전막 초연 150주년 기념 갈라콘서트
사무엘윤, 김재형, 이명주, 김기훈 등 초호화 캐스팅 출연
아드리앙 페뤼숑이 이끄는 99인조 부천필하모닉 연주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하이라이트 공연에 출연하는 (왼쪽부터) 테너 김재형, 지휘자 아드리앙 페뤼숑, 소프라노 이명주, 베이스바리톤 사무엘윤 / 아트앤아티스트 제공.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하이라이트 공연에 출연하는 (왼쪽부터) 테너 김재형, 지휘자 아드리앙 페뤼숑, 소프라노 이명주, 베이스바리톤 사무엘윤 / 아트앤아티스트 제공.

"드라마를 몰아보듯, 세계 최초의 '니벨룽의 반지 몰아보기' 공연이 될 것입니다."

서양 음악사상 가장 거대한 악극으로 꼽히는 리하르트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가 전막 초연 150주년을 맞아 국내 최초의 하이라이트 콘서트로 무대에 오른다. 공연기획사 아트앤아티스트는 8일 서울 여의도 신영체임버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내달 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14일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선보일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하이라이트'의 제작 방향을 공개했다.

이번 공연은 총 15시간에 달하는 4부작 <니벨룽의 반지>를 약 3시간 50분으로 압축한 콘서트 형식이다. 무대장치와 연출은 최소화하고 오케스트라와 성악, 바그너 특유의 라이트모티프(유도동기)를 중심으로 방대한 서사를 이어간다.

1876년 바이로이트 축제극장에서 전곡 초연된 <니벨룽의 반지>는 <라인의 황금>, <지그프리트>, <발퀴레>, <신들의 황혼> 등 4개의 오페라가 모인 총 4부작 대작이다. 1848년 바그너가 <지그프리트의 죽음>을 구상한 것을 시작으로 1874년 마지막 작품 <신들의 황혼> 총보가 완성됐다.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하이라이트 공연 지휘를 맡은 아드리앙 페뤼숑 / 아트앤아티스트 제공.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하이라이트 공연 지휘를 맡은 아드리앙 페뤼숑 / 아트앤아티스트 제공.

지휘를 맡은 아드리앙 페뤼숑은 "이번 공연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원작의 서사를 훼손하지 않는 것이었다"며 "장면을 과감히 압축하면서도 이야기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핵심 장면을 모두 살렸다"고 말했다. 그는 "바그너의 음악은 성악과 오케스트라가 끊임없이 대화하는 작품"이라며 "인물의 심리와 서사를 오케스트라가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바그너 가수들이 출연하는 캐스팅도 눈길을 끈다.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은 악의 근원 알베리히와 그의 아들 하겐을 동시에 맡아 1인 2역에 도전한다. 테너 김재형은 영웅 지그프리트, 소프라노 이명주는 브륀힐데를 노래한다. 최근 키릴 페트렌코가 지휘한 베를린 필하모닉과 함께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 <라인의 황금> 무대에 오른 바리톤 김기훈은 도너와 군터 역을 맡는다.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하이라이트 공연에 출연하는 베이스바리톤 사무엘윤 / 아트앤아티스트 제공.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하이라이트 공연에 출연하는 베이스바리톤 사무엘윤 / 아트앤아티스트 제공.

사무엘 윤은 "26년에 걸쳐 완성한 걸작을 줄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하룻밤에 부르는 링'이라는 목표 아래 바그너 음악의 핵심을 최대한 유지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트모티프를 살리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신들의 황혼' 마지막에 펼쳐지는 지그프리트와 브륀힐데의 대결 장면이 이번 공연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하이라이트 공연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질문에 답하는 테너 김재형 / 아트앤아티스트 제공.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하이라이트 공연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질문에 답하는 테너 김재형 / 아트앤아티스트 제공.

바그너 '링 시리즈' 데뷔 무대를 앞둔 김재형은 "15시간이든 4시간이든 지금의 나에게는 모두 같은 도전"이라며 "유치원에 입학하는 마음으로 바그너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주 역시 "브륀힐데는 지금이 아니면 도전하기 어려운 역할이라고 판단했다"며 "드라마틱한 표현과 여성성을 함께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주는 99인조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맡는다. 바그너의 거대한 관현악과 성악이 한 무대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링 시리즈' 하이라이트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하이라이트 공연 기자간담회 현장 / 아트앤아티스트 제공.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하이라이트 공연 기자간담회 현장 / 아트앤아티스트 제공.

조동균 기자 chodog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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