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을 가도 2박 3일에 150만원 우습게 깨지잖아요. 어딜 가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요.”
서울 공덕동에 사는 직장인 박민정 씨(40)는 올해 여름 휴가를 집에서 보내기로 했다. 당초 태국 여행을 알아봤지만, 4인 가족 항공권만 300만원에 육박하는데다 원·달러 환율도 1500원대를 훌쩍 넘으면서 마음을 접었다. 박 씨는 “저렴하다고 생각했던 동남아도 비용 부담이 커졌고, 국내 여행지는 성수기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집에서 쉬는 ‘홈캉스’를 즐길 것”이라고 했다.
항공료·숙박비 등 여행 관련 물가가 치솟고 있다. 5일 국가데이터처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항공료는 전년 동월보다 28.2%, 해외단체여행비는 24.3% 올랐다. 지난 5월 국제항공료(33.0%), 해외 단체여행비(26.3%) 상승률보다는 소폭 내렸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7월에는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유류할증료는 낮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여름 성수기 서비스 이용료는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2분기 원·달러 환율 평균이 1501.6원으로 외환위기였던 1998년 1분기(1596.8원) 이후 처음 1500원대를 기록하면서 해외 여행 부담을 더 키웠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해외 여행지인 일본은 주요 지방자치단체가 앞다퉈 숙박세를 올리고 있다. 도쿄도는 최근 기존에 정액이었던 숙박세를 숙박료의 3%인 정률제로 바꾸기로 했다. 교토시는 지난 3월부터 숙박세를 기존 최대 1000엔(약 9500원)에서 1만엔(약 9만5000원)으로 인상했다. 숙박세를 도입한 일본 지자체는 지난해 말 17곳에서 현재 62곳으로 늘었다.
국내 주요 여행지의 숙박료도 오르는 추세다. 트립닷컴 도시별 호텔 데이터에 따르면 강원 속초시 평균 숙박 요금은 지난달 24만3000원에서 이달 29만7000원까지 상승했다. 부산 역시 같은 기간 22만2000원에서 24만3000원으로 뛰었다. 숙박업계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에는 세탁, 청소 등 인력 채용 비용이 평소보다 더 들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저항 심리가 커지면서 예약률은 예년 성수기보다 더디게 올라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주요 관광지 입장료도 오름세다. 국내 최대 호텔리조트 기업인 소노는 오는 11일부터 워터파크 가격을 인상한다. 천안 오션어드벤처 가격은 다음달 17일까지 주말 성인 기준 7만9000원, 어린이 요금이 6만9000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5%, 15% 오른다. 앞서 롯데월드도 자유이용권 성인 가격을 6만 7000원으로 4.7% 올렸다.
리서치 기업 피앰아이 설문에 따르면 올여름 휴가 비용에 대해 ‘부담스럽다’고 응답한 비율은 45.7%로 나타났다. ‘보통이다’는 41.3%, ‘부담되지 않는다’는 13.0%였다. 비용 부담의 주된 이유로는 ‘성수기 숙박요금 인상’(53.4%)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경제적 불안감’(19.7%), ‘항공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인한 항공권 가격 급등’(16.2%), ‘원·달러 환율 상승’(9.4%) 순이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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